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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수 1

12월의 독백 /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 12월의 독백 / 오광수 12월은 되돌아보는 달이다. 그러나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볼 때면 찬 바람 한 줄기가 가슴을 훑고 지나간다. 매년 그랬다. 그래서 12월은 늘 아쉬움의..

시읽는기쁨 2006.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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