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진인이 물었다. “달팽이란 놈이 있는데 군주께서도 아시지요?” 혜왕이 답했다. “알지요.” “달팽이의 왼쪽 뿔에 나라가 있는데 촉씨라 하고 오른쪽 뿔에 있는 나라는 만씨라 부릅니다. 이들은 서로 땅을 다투며 수시로 전쟁을 하는데 전사자가 수만 명이라 합니다. 패배자를 쫓을 때는 십오 일 이후에나 돌아오기도 한답니다.“ 혜왕이 말했다. “오! 그것은 거짓말이겠지요!” 대진인이 말했다. “신은 군주를 위해서 사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군주께서는 사방 상하에 끝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혜왕이 말했다. “끝이 없지요.” 대진인이 말했다. “마음이란 무궁에 노닌다는 것을 안다면 이런 눈으로 걸어 도달할 수 있는 나라를 돌이켜보십시오. 있는 것도 같고 없는 것 같기도 할 것입니다.” 혜왕이 말했다.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