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원추리 2

원추리

밤골에 살 때 집 주변에 원추리를 심었다. 노란색의 각시원추리였다. 이웃에서 구근을 줬는데 밤골 생활 초기만 해도 마을 사람들과 사이가 괜찮았다. 원추리 꽃은 좋았는데 줄기에 진드기가 까맣게 붙어 징그러웠다. 원추리를 보면 그 시절이 떠오른다. 원추리가 한자로는 훤초(萱草)다. '훤' 발음이 '원'으로, '초'가 '추'로 변한 뒤 접미사 '리'가 붙어 원추리가 되었다는 추론이 그럴듯하다.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이름이지만 '원추리'라고 발음하면 어쩐지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원추리의 다른 이름이 망우초(忘憂草)다. 비슷한 글자인 '훤(諠)'이 '잊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이리라. 옛날에는 원추리를 집안 깊숙한 내당 뜰에 심었다고 한다. 아녀자들이 이 꽃을 보며 근심과 걱정을 잊었다는 의미일지 모른..

꽃들의향기 2024.07.07

홑왕원추리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원추리 종류는 10종 가까이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원추리 종류를 제대로 구별하기가 결코 만만치 않다. 나 자신도최근까지 원추리를 착각하고 있었다. 연노란색은 각시원추리로, 진한 색은 원추리로 잘못 입력하고 있었던 것이다. 2002년에 한강 둔치는울긋불긋한 꽃밭으로 변했다. 그 해에 우리나라에서 월드컵이 개최되었는데 외국 손님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한 겉치장이었던 것 같다. 바로 그 다음 해부터 꽃밭은 하나둘씩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사진은 그 해에 한강 둔치에서 찍었던 홑왕원추리 꽃밭이다. 왕원추리나 홑왕원추리는 원추리에 비해 꽃도 크고 화려해 멀리서는 쉽게 눈에 띄고 보기 좋지만, 가까이서 보면 은은한 느낌의 원추리에 못 미친다. 세 종류의 원추리 사진을 골라 보았다. ..

꽃들의향기 2007.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