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마산 8

용마산 조망

푸르른 가을 하늘 열린 날, 아차산과 용마산길을 걸었다. 이번에는 용마산 정상에서 대원외고 방향 능선길을 따라 긴고랑으로 내려왔다. 이 능선은 서울을 바라보는 조망이 좋았다. 확 터진 풍경으로는 이만한 데가 없다. 발 아래 내려다 보이는 곳은 내가 10여 년을 산 동네다. 여기서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이곳은 아직도 아파트가 아닌 일반 주택촌이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재개발 열풍에서 비껴갔다. 옛날 단독주택이 도시형 다가구나 빌라로 대치되었을 뿐이다. 서로 키자랑을 하는 시대에 이런 소형 주택촌이 남아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골목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도 이런 데다. 아차와 용마는 낮은 산이지만 등산 코스가 아기자기하게 나 있어 가볍게 걷기에는 최고다. 그리고 아직은 인공적인 냄새가 덜 난다...

사진속일상 2014.10.28

용마산에 오르다

1년 반만에 다시 만나서 용마산 산행을 했다. K는 아일랜드에서 귀국한 지가 7개월이 넘었는데 이제서야 얼굴을 보게 되었다. 내 무신경 탓이었다. 선배는 걸음이 자꾸 뒤처졌다. 내 짐만 무거운 줄 알았는데, 고민이나 아픔 없는 인생은 없다. 태풍이 지나가고 남겨 놓은 수증기 탓에 대기는 뿌옇게 흐렸다. 산길에서 만난 바위. 돼지코바위와 칼바위라고 이름붙여 본다. 아차산 정상에 있는 고구려군 4보루. 이곳은 고구려가 장수왕 63년(475년)에 이곳에 진출한 후 551년에 물러날 때까지 고구려군의 전진 기지였다. 산 능선을 따라 20여 개의 보루가 설치되었다. 광나루역에서 만나 아차산을 거쳐 용마산에 오른 후 중곡동으로 내려갔다. 3시간 30분이 걸렸다. 우리는 두 달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기로 했다. ..

사진속일상 2014.08.06

이열치열 산행

올 여름 불볕더위가 대단하다. 연일 폭염경보다. 서울 지역에서는 열이틀 연속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요사이는 에어컨 덕을 톡톡히 본다. 작년에는 에어컨을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올해는 에어컨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전 직장 동료 H와 아차산과 용마산을 걷는 짧은 산행을 했다. 늦으막한 시간인 오후 4시에 만났다. 간단히 생수병 하나만 들었다. 산에 들어 땀을 흘리니 몸이 개운해졌다. 덥다고 집에서 빈둥댈 일만 아니다. 용마산에서는 서울 시내의 전망이 환했다. 태평양고기압의 영향 탓인지 대기가 맑고 쾌청했다. 기분도 환해졌다. 밖에 나오길 잘 했다. 저 산 아래는 20대 때 내가 살던 곳이다. 그때 오르내리던 산길을 따라 내려갔다. 산은 그대로인데 인간 세상은 많이도 변했다. * 산행 시간; 16:00 -..

사진속일상 2012.08.08

광주 용마산

하남 검단산과 광주 용마산(龍馬山, 595m)은 한 줄기로 연결되어 있다. 두 산은 직선거리로 3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둘을 이어서 종주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오늘 산곡초등학교를 들머리로 해서 용마산을찍고 엄미리까지 걸었다. 검단산 정상에 오르지는 않고 바로 밑 삼거리에서 용마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산곡초등학교 들머리는 20년쯤 전에 검단산 오를 때 자주 이용했던 코스다. 긴 세월 탓인가, 마치 처음 와 보는 산인 것처럼 많이 변했다. 또, 등산로는 전부 계단으로 바뀌어 있다. 그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르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1시간 정도 능선까지 오르면서 몇 번을 쉬어야 했다. 능선길은 오르내림이 심한 편이었다. 오늘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지 쉽게 지쳤다. 가져 간 김밥과 떡을 쉴 때마다 조..

사진속일상 2012.06.04

용마산길을 걷다

넷이서 용마산길을 걸었다. 망우리 고개에서 시작해 망우산, 용마산, 아차산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높지는 않으나 가볍게 걷기에는알맞은 능선길이다. 여름 더위의 한가운데라 땀이 비오듯 흘렀다. 더구나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라 습도가 높아 작은 경사길에서도 이내 숨이 찼다. 비를 맞아도 시원하지가 않았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은 잘도 가는 걸 보니 아무래도 난 여름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그동안에 체력이 너무 떨어졌는지도 모른다. 원래는 도봉산을 가려고 했으나부담이 될 것 같아 이곳으로 바꿨는데 현명한 선택이었다. Y는 다 좋은데 술을 너무 밝힌다. 내려와서도 반주로 시작한 술병이 계속 늘어났다. 산을 가장 열심히 다니지만 배 또한 제일 뽈록하다. 내려와서의 뒤풀이가 모든 것을 도로아미타불로 만들어..

사진속일상 2010.08.06

용마산과 아차산길을 걷다

천마산의 봄꽃을 보려고 청량리에서 S 형, K형과 만났다. 그러나 바람이 심하게 불고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잔뜩 흐린날씨에 오후부터 비가 내린다는예보까지 있어서 가까운 용마산으로 목적지를 바꾸었다. 망우리에서 시작하여 능선을 따라 아차산까지 이르는 산길을 걷기로 했다. 산에 드니 언제 이렇게 봄이 가까이 왔나 싶게 벌써 연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특히 용마산과 아차산에는개나리와진달래가많다. 둘은 한국의 봄을 대표하는 꽃인데,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개나리와 진달래에서는 아릇한 향수를 느끼게 된다.가장 흔하게 만나면서도 늘 친근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꽃이 개나리와 진달래다. 개나리와 진달래는 그만큼 우리들 가슴 속에 살아있는 꽃들이다. 대개 새롭고 신기한 것을 찾아 나서지만 우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사진속일상 2008.04.09

산행 뒤의 폭음

Y를 만나면 대개 술독에 빠진다. 30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술로 시작된 관계였는데, 지금까지도 술은 우리 둘 사이를 매개해 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Y는 나의 가장 오래된 술친구이다. 어제도 둘이서 3차까지 가며 소주 여덟 병을 마셨다. 그러나 기분 좋게 마셔서 그런지 술이 별로 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술만 마시면 꼭 담배를 찾게 되고, 줄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이 문제다. 다음 날 아침이면 목이 칼칼하고 입안이 텁텁해서 술보다도 담배를 피운 것에 대해서 늘 후회를 한다. 친구 중에서 이렇게 마음 놓고 폭음할 수 있는 친구는 Y가 유일하다. 젊었을 때는 호기있게 술을 마셨지만 지금은 대부분 술을 끊거나 양이 줄어 들었다. 그러나 나나 Y나 30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것은 여전한 주량이다. 물..

사진속일상 2008.01.09

검단산과 용마산을 종주하다

검단산과 용마산을 종주하다. 창우동-호국사-검단산-용마산-거문다리(10/22, 10:30-15:30) 하남에 있는 검단산(黔丹山, 657m)과 용마산(龍馬山, 596m)은 서로 이웃해 있는 산이다. 천천히 걸어서 1 시간 반 정도면 닿을 수 있는 두 산 사이의 능선길이 팔당호를 옆에 끼고 있어 아주 좋다. 나무들 때문에 전망이 열려 있지는 않으나 가끔씩나타나는 아랫 마을의 풍경이 시원하다. 검단산은 그 이름으로 봐서 백제 시대의 검단선사(黔丹禪師)와 연관되어 있지 않을까 추정된다고 하는데, 만약에 그런 유적이라도 나온다면 대단한 발견이 될 것 같다. 특히 검단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일품이다. 남한강과 북한강과 만나는 양수리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데 팔당댐으로 인해 거대한 호수로 변해 있다. 강을 따..

사진속일상 2005.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