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산행 뒤의 폭음

샌. 2008. 1. 9. 09:00

Y를 만나면 대개 술독에 빠진다.

 

30년 전에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술로 시작된 관계였는데, 지금까지도 술은 우리 둘 사이를 매개해 주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Y는 나의 가장 오래된 술친구이다.

 

어제도 둘이서 3차까지 가며 소주 여덟 병을 마셨다.

 

그러나 기분 좋게 마셔서 그런지 술이 별로 취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술만 마시면 꼭 담배를 찾게 되고, 줄담배를 피우게 되는 것이 문제다. 다음 날 아침이면 목이 칼칼하고 입안이 텁텁해서 술보다도 담배를 피운 것에 대해서 늘 후회를 한다.

 

친구 중에서 이렇게 마음 놓고 폭음할 수 있는 친구는 Y가 유일하다. 젊었을 때는 호기있게 술을 마셨지만 지금은 대부분 술을 끊거나 양이 줄어 들었다. 그러나 나나 Y나 30년이 지나도록 변하지 않은 것은 여전한 주량이다. 물론 예전에 비해서는 절제를 하지만 그래도 둘이 만나면 여전한 술 실력을 확인하며 즐긴다. 다음 날이면 우리 앞으로 1차로 끝내자고 다짐하지만 그것은 늘 말 뿐이다.

 



어제는 낮에 Y, 또 M 선배와 같이 아차산과 용마산을 올랐다. 아차산역에서 출발하여 중곡동으로 내려왔는데 자그마한 산들이라 두 시간 정도의 가벼운 산행이었다.

 

이 며칠 서울의 대기는 아주 나쁘다. 아침에는 안개가 가득하고 낮에도 뿌연 매연이 감싸 시야가 좋지 않다. 미세먼지 농도가 기준치를 넘어섰는데 중국에서 온 황사도 원인 중 하나라고한다. 그래선지 산에서 바라보는 서울 시내가 마치 거대한 공장지대 같이 칙칙하다. 저 속에서 버텨내는 서울 사람들이 참 용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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