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즈워드 3

두 가지를 경계한다

늙어지면서 두 가지를 경계한다. 하나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어가는 것이다. 노화는 몸과 마음의 모든 기능이 퇴화하는 과정이다. 하늘로부터 받고 누린 것을 하나하나 돌려줘야 한다. 상실이 순리라고 할지라도 꼭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어린아이의 마음이다. 나는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에 가슴이 뛰는가. 어린 손주의 해맑은 웃음, 왕성한 호기심,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 앞에서 나는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동시에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자각케 한다. 워즈워스는 무지개를 보며 노래했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도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마찬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무지개'는 자연에 대한 감성과 경이감일 것이다. 어린..

참살이의꿈 2022.09.11

시들하다

70이 코앞에 다가오니 육체적 정신적으로 기력이 많이 떨어지는 걸 느낀다. 몸이 예전 같아 않아, 라는 말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온다. 몇 년 전만 해도 서너 시간은 가뿐하게 걸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두 시간만 연속으로 걸어도 지친다. 하루를 활동하면 다음날은 쉬어야 한다. 젊었을 때는 잠자고 일어나면 피로가 싹 가셨지만, 이젠 회복하는 데 몇 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몸에 정신이 박자를 맞추는지 매사가 시들하다. 몸이 따라주지 않는데 의욕만 앞서다가는 탈이 날 게 뻔하다. 그런 점에서는 다행인지 모른다. 늙으면서 세상사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진다는 걸 부정적으로만 볼 일은 아닌 것 같다. 같이 등산을 했던 그룹은 지금도 산을 열심히 다닌다. 나는 작년과 올해에 500m 넘는 산을 단 한번도 오르지 못했다..

참살이의꿈 2021.04.17

My heart leaps up / Wordsworth

하늘의 무지개 바라보면 내 가슴 뛰노라. 내 삶이 시작될 때 그러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러하니 늙어서도 그러하리라. 아니라면 죽음만도 못하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 원컨대 내 생애의 하루하루가 자연에 대한 경애로 이어지기를. My heart leaps up when I behold A rainbow in the sky; So was it when my life began; So is it now I am a man; So be it when I shall grow old, Or let me die! The Child is Father of the Man; And I could wish my days to be Bound each to each by natural piety. -- My heart le..

시읽는기쁨 2003.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