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지면서 두 가지를 경계한다. 하나는, 어린아이의 마음을 잃어가는 것이다. 노화는 몸과 마음의 모든 기능이 퇴화하는 과정이다. 하늘로부터 받고 누린 것을 하나하나 돌려줘야 한다. 상실이 순리라고 할지라도 꼭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어린아이의 마음이다. 나는 무엇에 관심이 있고, 무엇에 가슴이 뛰는가. 어린 손주의 해맑은 웃음, 왕성한 호기심,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마음 앞에서 나는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동시에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자각케 한다. 워즈워스는 무지개를 보며 노래했다. 하늘의 무지개를 볼 때마다 내 가슴 설레느니 나 어린 시절에도 그러했고 다 자란 오늘에도 마찬가지 쉰 예순에도 그렇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음이 나으리라 '무지개'는 자연에 대한 감성과 경이감일 것이다.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