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현대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이반 일리치(Ivan Illich, 1926~2002)가 제시한 개념에서 도움받은 바가 크다. 일리치는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잘못된 것들을 깨부수는 사상가였다. 대표적인 게 학교, 의료체제, 교회, 경제 성장에 대한 신화 등으로 그는 우리 시대의 주류 사상과 충돌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일루치는 늘 기존 이데올로기와 불화했다. 그는 형식적인 모든 의례를 거부한 사람이었다. 신부였지만 점점 정치적이 되어가는 교회의 정책에 반대하며 교황청과 마찰을 빚다가 사제직을 떠나게 된다. 신부에서 전사로 변한 것이다. 일루치는 인간이 현대의 고도 관리 시스템에서 병들어가는 현상을 늘 경계했다. 일리치 사상을 대표하는 세 단어가 '가난의 근대화' '근원적 독점' '반생산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