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길택 2

재중이네를 보니 / 임길택

돈이 없으면 안 쓰고 옷이 없으면 기워 입고 쌀이 없으면 굶기도 하면서 할머니와 둘이서 살아가요 가난해도 어떻게든 살아가요 - 재중이네를 보니 / 임길택 가난하지만 마음은 부자인 사람들이 있다.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고 이웃을 살피며 배려할 줄 안다. 반면에 부유하지만 마음은 가난뱅이인 사람들도 있다. 있을수록 더 많이 차지하려 하면서 늘 불만과 갈증에 시달린다. 그런데 요사이는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극악스럽기는 별로 다를 게 없다. 현대인들은 모두 탐욕이라는 병에 걸린 환자들이다. 예전에는 가난했지만 사람들 마음이 이렇게 황폐화 되지는 않았다. 이 동시는 가난하지만 결코 타락하지 않은 맑고 깨끗한 마음이 눈물겹게 읽혀진다. 남보다 앞서 가려고 정신 없이 바쁘게 살면서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이고..

시읽는기쁨 2006.10.14

똥 누고 가는 새 / 임길택

물들어가는 앞산바라기 하며 마루에 앉아 있노라니 날아가던 새 한 마리 마당에 똥을 싸며 지나갔다 무슨 그리 급한 일이 있나 처음엔 웃고 말았는데 허허 웃고만 말았는데 여기저기 구르는 돌을 주워 쌓아 울타리 된 곳을 이제껏 당신 마당이라 여겼건만 오늘에야 다시 보니 산언덕 한 모퉁이에 지나지 않았다 떠나가는 곳 미처 물을 틈도 없이 지나가는 자리마다 지워버리고 가버린 새 금 그을 줄 모르고 사는 그 새 - 똥 누고 가는 새 / 임길택 독도 문제로 나라가 소란하더니, 이젠 동아시아 3국이 비슷한 열기에 휩싸여 있다. 그에 편승해 다시 국가주의와 민족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하나인 땅에다 금을 그어 놓고는 내 것, 네 것을 따지며 싸움박질을 하는 인간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국가는 민중을 부추기며 ..

시읽는기쁨 2005.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