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재중이네를 보니 / 임길택

샌. 2006. 10. 14. 08:48

돈이 없으면

안 쓰고

 

옷이 없으면

기워 입고

 

쌀이 없으면

굶기도 하면서

 

할머니와 둘이서

살아가요

 

가난해도

어떻게든 살아가요

 

- 재중이네를 보니 / 임길택

 

가난하지만 마음은 부자인 사람들이 있다. 적은 것에 만족할 줄 알고 이웃을 살피며 배려할 줄 안다.

반면에 부유하지만 마음은 가난뱅이인 사람들도 있다. 있을수록 더 많이 차지하려 하면서 늘 불만과 갈증에 시달린다.

그런데 요사이는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극악스럽기는 별로 다를 게 없다. 현대인들은 모두 탐욕이라는 병에 걸린 환자들이다. 예전에는 가난했지만 사람들 마음이 이렇게 황폐화 되지는 않았다.

 

이 동시는 가난하지만 결코 타락하지 않은 맑고 깨끗한 마음이 눈물겹게 읽혀진다.

남보다 앞서 가려고 정신 없이 바쁘게 살면서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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