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얘기 하나 해 줄께. 옛날 후한(後漢) 대에 정란(丁蘭)이란 사람이 있었어. 부모를 일찍 여의어 봉양할 수 없는 걸 평생 슬프게 여겼지. 그래서 생각 끝에 나무를 아로새겨 사람 모양으로 만들고 그것을 진짜 어머니로 알고 섬기기로 했지. 밤이면 목상한테 가서 정성으로 "어머님 안녕히 주무셔요" 하고, 아침이면 또 "안녕히 주무셨읍니까?" 하고, 어디 갈 일이 있으면 들어가서 "저 어디 갔다 오겠습니다" 해서 허락하는 기색이 보여야 가고, 근처에서 무슨 물건을 빌리러 오면 "저 아무개가 무엇무엇을 빌리러 왔는데 주랍니까?" 하고 품(稟)해서 허락하는 안색이 나타나 뵈야 빌려주었대. 하루는 근처에 사는 장숙(張叔)이라는 사람의 아내가 와서 정란의 아내 보고 무슨 물건을 좀 빌려달라 했대. 정란의 아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