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시를 한 편 보았다. 조류독감으로 살처분되어 생매장 된 닭의 분노하고 절망하는 목소리였다. '나는 행복하구나'라는 정인화 님이 쓴 시다. 살처분이면 어떻고 생매장이면 또 어떠랴 그처럼 보고팠던 푸른 하늘 이불 삼고 그처럼 딛고 싶었던 흙 베개 삼아 그 속에 산 채로 파묻혀 죽는다한들 무엇이 무서우랴 오히려 나는 좋구나 똥구녁 찢어져 피가 철철 흘러도 애비 없는 알 낳아야 했던 그 끔찍했던 날들 밤도 낮도 없던 그 지옥의 날들 이제야 깡그리 잊혀지고 말지니... 차라리 나는 행복하구나 내 새끼 한 번 품어안아보지 못한 이 한 많은 몸 누가누가 알 많이 낳나 경쟁없는 그곳으로 갈 수 있다니 나 정말 천만다행이구나 내 살붙이들과 으스러지도록 부등켜안고 그리운 그 흙 속에서 눈 감을 수 있다니 나, 조류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