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던진다 막소주 냄새를 풍기며 김씨가 찾아와 바둑을 두면 산다는 것이 이처럼 나를 노엽게 한다 한 칸을 뛰어봐도 벌려봐도 그렇다 오늘따라 이렇게 판은 넓어 뛰어도 뛰어도 닿을 곳은 없고 어디 일자리가 없느냐고 찾아온 김씨를 붙들고 바둑을 두는 날은 한 집을 가지고 다투다가 말없이 서로가 눈시울만 붉히다가 돌을 던진다 취해서 돌아가는 김씨의 실한 잔등을 보면 괜시리 괜시리 노여워진다 - 김씨 / 정희성 어제 양재기원에서 고씨와 만나 근 2년 만에 바둑을 두었다. 바둑팀이 해체된 뒤로는 바둑 둘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지인 중에는 바둑을 즐기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인터넷으로는 바둑의 맛을 느끼지 못한다. 바둑이 노년의 좋은 취미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맞는 수담(手談) 상대를 만나기가 어렵다. 삶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