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던 2

바람의 집 / 이종형

당신은 물었다 봄이 주춤 뒷걸음치는 이 바람이 어디서 오는 거냐고 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4월의 섬 바람은 수의 없이 죽은 사내들과 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 밟고 선 땅 아래가 죽은 자의 무덤인 줄 봄맞이하러 온 당신은 몰랐겠으나 돌담 아래 제 몸의 피 다 쏟은 채 모가지 뚝뚝 부러진 동백꽃 주검을 당신은 보지 못했겠으나 섬은 오래전부터 통풍을 앓아온 환자처럼 살갗을 쓰다듬는 손길에도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러댔던 것 4월의 섬 바람은 뼛속으로 스며드는 게 아니라 뼛속에서 시작되는 것 그러므로 당신이 서 있는 자리가 바람의 집이었던 것 - 바람의 집 / 이종형 어제가 제주 4.3 사건 76주년이었다. TV로 추념식을 보며 이념 갈등으로 벌어진 우리 현대사의 ..

시읽는기쁨 2024.04.04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존 던

사람은 누구든 섬은 아니리, 온전한 자체로서. 각각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대양의 한 부분.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지면, 유럽은 그만큼 작아지리라. 만일 모래톱도 그리되면 마찬가지. 마찬가지리라 만일 그대의 땅이나 친구가 그리되어도. 어느 사람의 죽음이 나를 작게 만드네. 왜냐하면 나는 인류에 속해있기 때문이지. 그러므로 알려고 보내지 마라.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종은 그대를 위해 울리는 것이니.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존 던 No man is an island, Entire of itself. Each is a piece of the continent, A part of the main. If a clod be washed away by the sea, Europe is..

시읽는기쁨 201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