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오늘 늘푸른공원에 약을 친다고 합니다. 단풍나무 길 거위벌레 씨 아기 방 창문 꼭 닫아 주세요. 벚나무 길 자벌레 씨 아침 운동 참아 주시구요. 꽃등에 씨 라일락꽃은 비 온 뒤에 찾아 주세요. 아, 아, 돌배나무 길 비단벌레 씨 비단 마스크 하나 빌릴 수 있을까요. 참, 말매미 씨 바쁘시더라도 때맞춰 사이렌 부탁합니다. - 안내 방송 / 주미경 아파트 단지 안 수목에 약을 친다는 안내 방송이 가끔 나온다. 약이 들어갈 수 있으니 저층 세대는 창문을 닫아 달라고 당부하는 방송이다. 그런데 이 시를 보고 뜨끔했다. 인간의 입장에서만 볼 줄 알았지, 나무에 살고 있을 생명에는 관심이 없었다. 관점을 바꾸면 이렇게 신선한 시도 나온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고 있지만 우리가 깨달아야 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