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35

텃밭에 고추와 상추를 심다

미루었던 텃밭 일을 오늘에야 했다. 고추, 상추, 가지, 치커리를 심었다. 한쪽에는 상추씨도 뿌렸다. 비록 손바닥만한 텃밭이지만 오랜만에 흙을 만지니 즐거웠다. 꼭 소꿉장난하는 것 같았다. 바로 옆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개울물이 있어 물주기도 쉽다. 농장은 복숭아 과수원이다. 지금 복사꽃이 한창이다. 우리 복숭아나무에도 연분홍 꽃이 활짝 폈다. 내가 심은 채소가 자라고 옆에서는 복숭아가 맛있게 익을 것이다. 살아가는 즐거움이 하나 더 생겼다.

사진속일상 2013.05.05

비실대는 봄

시절이 수상해서 그런지 올해처럼 변덕스런 봄도 없다. 4월 중순까지 눈이 내리더니 바람도 여느 때보다 심하고 따스한 봄이라는 느낌이 별로 없다. 덩달아 나도 봄앓이를 심하게 하고 있다. 허리가 아픈지도 꼭 한 달이 되었다. 이제 95%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허리를 굽혀 양말을 신을 수 있게 된 것만도 감사하다. 그래도 하루에 1mm씩이나마 조금씩 허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것을 지켜보는 건 기뻤다. 일부러 병원에는 가지 않았다. 시간은 더 걸릴지라도 저절로 낫게 되는 걸 믿었기 때문이다. 하긴 백수가 급할 것도 없다. 그 와중에도 꽃 갈증을 못 이겨 서울대공원으로 호암미술관으로 나들이 다녔더니 몸살이 찾아왔다. 두 손님 다 이제야 슬슬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오늘은 텃밭 농장의 '팜 커밍 데이'(Farm ..

사진속일상 2013.04.28

복숭아나무가 딸린 텃밭을 얻다

집 옆에 복숭아 과수원 농장이 있다. 여기서 복숭아나무와 텃밭을 분양한다. 올해는 텃밭 농사를 지어보기로 하고 복숭아나무 한 그루와 그 아래 딸린 텃밭을 빌렸다. 비닐이 덮여 있는 곳이 채소류를 가꿀 내 땅이다. 여주 밤골 생활 이래 소규모지만 7년 만에 다시 손에 흙을 묻혀본다. 그때는 300평 되는 밭에 제대로 농사를 지었었다. 이제는 큰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는 방향으로 출입하려 한다. 덤으로 가을이면 복숭아도 생긴다. 이곳의 좋은 점은 집에서 걸어서 다닐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도 근교 생활이 누리는 장점이다. 농장에 첫발을 들였을 때 제일 인상적이었던 게 이 팻말이었다. '똥 누는 곳'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화장실, 변소, 해우소 등은 다 가리고 꾸미는 말이 아니던가. 왠지 ..

사진속일상 2013.03.24

우리 텃밭

올해 텃밭 크기는 작년의 반으로 줄였습니다. 노동력을 줄이기 위해서였지만 그러나 일이 반으로 수월해지지는 않았습니다. 내려가면 해야 할 일이 언제나 잔뜩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어떨 때는 귀찮고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밭에 나가 땀을 흘리며 흙을 만지고 풀을 뽑고 작물을 거두는 기쁨은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습니다. 일 하는 동안은 세상의 시름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무엇엔가 몰두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 중에서도 흙을 만지고 생명을 돌보는 일만큼 가치 있는 일도 없다고 봅니다. 밭에 나가 땀을 흘리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개운해 집니다. 다른 노동과는 또 다릅니다. 땅에서 나오는 생명의 기운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앞의 네 줄은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두 주일 간격으로 ..

참살이의꿈 2006.06.11

텃밭

집 앞에 작은 텃밭이 있다. 읍내에서 사오거나 또는 이웃에서 준 모종이나 씨를 심은 것인데 조금씩 심다보니 숫자는 많지 않지만 종류는 꽤 된다. 가지, 오이, 고추, 상추, 토마토, 방울토마토, 옥수수, 호박, 머위, 딸기, 쑥갓, 더덕, 열무, 들깨, 미나리 등등.... 그런데 텃밭 가꾸기는 아내의 몫이다. 서로가 할 일을 일부러 나눈 것은 아니고, 나는 주로 집 주변 정리 같은 힘쓰는 일을 맡다보니 작물 재배에는 신경을 쓸 여유가 없다. 그러다 보니 관심도 멀어지고 밭에 무엇이 열렸다고 감탄하며 외치는 아내의 소리를 듣고서야 쳐다보게 된다. 아내는 심고 가꾸고, 그래서 채소가 쑥쑥 자라나 열매가 맺히고 하는 걸 신기하다며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 부지런함 덕분에 터에 내려가면 싱싱한 채소를 맛나게 먹는..

참살이의꿈 200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