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우리 텃밭

샌. 2006. 6. 11. 20:36



올해 텃밭 크기는 작년의 반으로 줄였습니다. 노동력을 줄이기 위해서였지만 그러나 일이 반으로 수월해지지는 않았습니다. 내려가면 해야 할 일이 언제나 잔뜩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어떨 때는 귀찮고 힘겨울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밭에 나가 땀을 흘리며 흙을 만지고 풀을 뽑고 작물을 거두는 기쁨은 그 무엇에도 비길 수 없습니다. 일 하는 동안은 세상의 시름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무엇엔가 몰두하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 중에서도 흙을 만지고 생명을 돌보는 일만큼 가치 있는 일도 없다고 봅니다. 밭에 나가 땀을 흘리고 나면 몸도 마음도 개운해 집니다. 다른 노동과는 또 다릅니다. 땅에서 나오는 생명의 기운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앞의 네 줄은 옥수수를 심었습니다. 두 주일 간격으로 심은 것인데 제일 키가 큰 것은 한 달 반 전에 심은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감자가 두 줄 있고, 그 뒤에는 지지대로 받쳐놓은 토마토가 있습니다. 그 뒤에는 고추와 상추 종류, 마지막에는 고구마를 두 줄 심었습니다. 작물의 종류도 작년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습니다. 작년에는 아는 채소 이름은 거의 다 심어 보았는데 올해는 잘 먹고 그리고 자신 있는 것으로 골라서 심었습니다.

 

내려가면 종일 밭에서 지내지만 아마추어의 솜씨가 금방 드러납니다. 똑 같이 심었건만 옆집 밭은 우리 밭에 비하면 한 마디로 예술입니다. 가을이 되어 수확철이 되면 그 차이는 더욱 확연히 드러납니다. 어수선하고 엉성하지만 그래도 나는우리 텃밭이 제일 예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텃밭에는 다른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우리 둘의 꿈과 땀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참살이의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종교 신념 환자  (0) 2006.06.22
뱀은 여전히 두렵다  (0) 2006.06.19
희망의 언어 - 碩果不食  (0) 2006.06.09
개구리 소리  (1) 2006.05.22
뒷산 산책  (1) 2006.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