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3

홍세화 선생의 마지막 당부

대표적인 진보 지식인이자 활동가였던 홍세화 선생이 지난 18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였다. 선생은 1970년대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프랑스에 망명했다가 라는 책을 내며 일반에 알려졌다. 내가 선생을 알게 된 것도 이 책을 통해서였다. '똘레랑스'라는 말을 이때 처음 접했지 않나 싶다. 그 뒤 귀국해서 저술과 강연, 정치 등 너무 물질적으로 경도되는 우리 사회를 경고하며 다양한 활동을 했다. 20년 전 쯤 선생을 강연장에서 뵀던 기억이 난다.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주최한 강연회였는데 잠실에 있는 여성회관에서였다. 교사들 대상이었으니 강연 주제는 한국 교육의 현실 진단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프랑스 교육 제도와 비교하면서 아동 학대에 다름없는 우리의 입시 체제를 비판하면서 교육 운동을 격려했다. 그때 ..

참살이의꿈 2024.04.21

시작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 바츨라프 하벨

일단 내가 시작해야 하리, 해보아야 하리. 여기서 지금, 바로 내가 있는 곳에서, 다른 어디서라면 일이 더 쉬웠을 거라고 자신에게 핑계 대지 않으면서, 장황한 연설이나 과장된 몸짓 없이, 다만 보다 더 지속적으로 나 자신의 내면에서 알고 있는 존재의 목소리와 조화를 이루어 살고자 한다면. 시작하자마자 나는 홀연히 알게 되리. 놀랍게도 내가 유일한 사람도 첫 사람도 혹은 가장 중요한 사람도 아니라는 것을. 그 길을 떠난 사람 가운데에서 모두가 정말로 길을 잃을지 아닐지는 전적으로 내가 길을 잃을지 아닐지에 달렸다는 것을. - 시작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 바츨라프 하벨 홍세화 씨가 이 시를 인용하며 진보신당 당 대표에 출마하는 변을 밝혔다. 그분이 당 대표에까지 나서게 된 것이 의외이긴 하지만 작금의..

시읽는기쁨 2011.11.14

이 시대를 사는 고민

전교조에서 주최하는 교양강좌를 신청했다. 지난주에 홍세화 님을 초대한 첫 번째 강좌가 있었다. ‘한국 사회의 진보와 자아실현’이라는 제목으로 세 시간 가까이 진행된 강좌는 무척 유익하고 의미 있었다. 한국 사회의 현실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 극복 방안을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메모한 내용을 중심으로 강의 내용을 요약해 보았다. ‘우리 사회는 20 대 80의 사회라 불린다. 상위 20%가 부의 80%를 독점하고 있는 양극화 사회다. 양극화의 정도는 미국, 멕시코와 함께 OECD 국가 중에서도 심각한 편에 속한다. 문제는 소외된 80%에 속하는 사람들의 의식이다. 지배집단은 교육과정과 대중매체를 이용하여 사회 구성원들에게 노예적 의식을 주입시켰다. 일제시대에는 황국신민화가, 해방 후에는 반공안보..

길위의단상 2006.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