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 33

서리풀 걷기

뙤약볕을 고려해서 짧은 코스를 잡았다. 서리풀공원은 서울 서초구에 자리잡은 녹지대다. '서리풀'은 '서초'의 옛 지명이다. 대개의 경우 우리 이름이 훨씬 낫다. 서리풀공원을 따라 산책로가 약 4km 가량 이어져 있다. 우리는 고속터미널역에서 만나 남서 방향으로 청권사까지 걸었다. 용두회원 여섯 명이 참가했다. 고속터미널역에서 누에다리로 가는 지름길을 이용해서 그런지 트랭글 기록은 3.2km가 나왔다. 숲길이 많아 햇볕을 가려주기 때문에 한여름에 걷기에도 무리가 없다. 이 길에서 제일 명물은 누에다리다. 이름으로 보아 이곳이 옛날에는 누에를 많이 길렀나 보다. 가까이에 잠원동도 있다. 전에는 7, 8월은 덥다고 걷기도 방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번에는 비록 짧기는 했지만 한여름에도 같이 만났다는 데 의미가..

사진속일상 2017.08.04

라이프

화성 탐사에서 가져온 토양을 조사하던 우주정거장의 과학자들이 화성 생명체를 발견한다. 세기의 발견이라고 할 만한 사건이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자라던 생명체는 전기 자극을 받으며 급속하게 성장하여 괴물로 변한다. 그 뒤부터는 우주인과 괴물과의 생사가 걸린 싸움이 시작된다. 우주정거장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공포는 극으로 치닫는다. SF 영화에서 우주 생명체는 대부분 폭력적으로 그려진다. '라이프' 역시 전형적인 스토리를 따른다. 우주 생명체가 공격적인 본성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은 인간 본성의 폭력성과 관계있는 것 같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통해 생명이 진화하지만 어느 단계에 이르면 조화와 평화를 추구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렇지 않다면 고등생명체의 파멸은 불가피하다. 만약 지능이 높은 우주 생명체가 있다면 ..

읽고본느낌 2017.08.02

두 발이 보약

사진은 두 발로 찍는다는 말이 있다. 많이 움직여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 부지런한 사람에게 멋진 장면을 찍을 기회가 자주 찾아오는 법이다. 당연한 말이다. 글도 두 발로 쓴다고 한다. 현장을 찾아가는 직접 경험의 중요성을 말하기도 하지만, 걸을 때 헝클어진 생각의 실마리가 풀리기 때문이다. 글이 안 써져 답답할 때 산책을 나가면 저절로 머리가 정리되고 환해진다. 뇌세포가 발바닥에도 있는 것 같다. 허리가 삐끗해서 열흘 넘게 고생을 하고 있다. 안 가던 찜질방에 가서 소금 찜질을 하고 물 샤워도 받아보고 했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 움직이는 것보다는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하다. 그러니 집에서는 주로 침대에서 지낸다. 회복 속도가 아주 느리다. 어제는 안 되겠다 싶어 집 옆에 있는 학교 운동장에 나갔다. 옆구..

길위의단상 2017.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