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강화도 나들이

샌. 2009. 3. 26. 20:00



아내의 몸이 많이 회복되어 이제 짧은 거리의 나들이는 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은 가까운 강화도를 함께 다녀왔다. 수술을 받은지 꼭 6 개월만에 첫 바깥 나들이를 한 셈이다. 이제부터는 전처럼 함께 다닐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 모든 인간관계가 그러하듯 부부도 자주 얼굴을 대하고 가까이 있지않으면 소원해지기 쉽다. 비록 티격태격하더라도 함께 하는 시간을갖고 대화를 자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낀다.

 

가는 동안에는 봄비가 계속 내렸는데 다행히 강화도에 들어서니 비는 그쳤다. 먼저 초지진에 들러 소나무를 보고 점심을 먹은 뒤 광성보의 산길을 산책했다. 바닷가를 따라 난 길은 군데군데 제비꽃이 피어 있고 노란 생강나무꽃이 반가운 호젓한 길이었다. 산에 드니 비가 온 뒤인데도 낙엽 밟히는 소리가 바삭거렸다.

 

요사이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일주길이 화제다. 일부 구간만 열렸는데도 사람들의 관심이 커서 주위에는 이미 다녀온 사람도 있다. 또 가보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다. 강화도 역시 해안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 수 있는 걷는 길을 만든다면 아주 좋을 것 같다. 앞의 두 곳에 못지 않은 조건을 강화도는 가지고 있다. 만약 그런 길이 수도권에 만들어진다면 대단한 인기 탐방로가 되고, 강화도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광성보의 아름다운 산책길을 걸으며 그런 미래를 그려 보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약암에서 온천욕을 했다. 약암온천은 홍염천(紅鹽泉)이라는데 물이 황토색이다. 몸을 담그고 있으니 짜면서 철분 냄새가 났다. 지하 400여 m 깊이의 붉은 암반에서 뿜어나오는 물은 철분과 염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투명하지만 10 분 정도 대기에 노출되면 붉게 변한다고 한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니 신기할 뿐이다. 뭔가 신비한 약효가 있을 것 같아 냉온탕을 왕복하며 온천욕을 즐겼다.

 

짧은 나들이였는데도 아내는 피곤한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연신 졸았다. 옆에서 바라보는 마음이 안타까웠다. 하긴 여러 달 동안 바깥 외출을 거의 못했으니 정상적인 체력은 아닐 터였다. 이제 따뜻한 봄이 와서 운동을 시작했으니 차차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

 

남들이 근무하는 평일에 바깥 나들이를 여유있게 할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다. 그러나 이런 날이 매일 온다면 그 즐거움도 자꾸 반감되어 갈 것이다. 바쁜 일상이 있었기 때문에 휴식이 달콤했음을 안다. 주어진 일, 해야만 하는 일을 귀찮아하지 말고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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