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성내천을 지나 서울숲까지 걷다

샌. 2008. 5. 31. 19:22

네 번째 <토요 걷기>는 성내천에서 시작하여 한강을 따라 서울숲까지 걸었다. 5호선 전철의 종착역인 마천역에서 내려 20 분 정도 걸어가면 성내천이 시작되는 지점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성내천변을 따라서 걸어 올림픽공원을 지나 한강에 이르렀다. 그리고 잠실철교를 건너 한강의 북쪽 강변길을 따라 가다가 서울숲을 통과하여 전철 뚝섬역까지 걸었다.

 

걸은 경로 : 마천역 - 성내천 쉽터 - 올림픽공원 - 잠실철교 - 뚝섬유원지 - 서울숲 - 뚝섬역

걸은 시간 : 11:00 - 16:00

걸은 거리 : 약 18 km

 

성내천은 남한산성에서 발원하여 서울의 동부 지역을 관통해 한강으로 흘러가는 천이다. 그러나 도시화에 따라 물줄기는 고갈되어 지하로 스며들고 건천(乾川)이 되었다. 그러던 것이 2005년에 물이 흐르는 천으로 복원되어 시민들 곁으로 다가왔다. 잘은 모르지만 아마 여기도 인공적으로 물을 흘러 보내는 것 같다.

 



여기가성내천이 시작되는 곳이다. 작은 폭포를 이루며 물이 흘러내리고 있는데 인공적인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정비된 것에는 감사해야겠다.

 



생태하천이라는 이름으로 탈바꿈한 성내천의 모습이다. 다행히 물은 맑고 깨끗했다. 주변에는 운동 시설이나 보도등이잘 갖추여져 있었다. 그리고 청계천과 달리 물길을 따라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어 좋았다.

 

천변을 따라 걷다 보면 모를 심은 논도 만나고 채소가 자라는 밭도 볼 수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 이런 농촌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정겹고 색다르게느껴졌다.

 



옛 잠실 시영아파트 자리에는 어느새 고층아파트가 들어섰다. 이런 걸 보면 세월의 변화를 실감한다. 이곳은 전에 근무를 했던 곳이어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회상에 젖게 한다. 속 태우며 고민하고 고슴도치처럼 칩거했던 때, 그때의 사람들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고 있을까?

 



이 잠실철교를 건너 한강 북단으로 갔다. 한강을 건너는 다리 중에서 여기가 가장 조용하다. 왜냐하면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씩 다니는 전철 소리는 자동차 소음에 비하면 음악이라 할 정도로 리드미칼하다. 긴 다리를 건너는 동안 사람들은 거의 만나지 못했다.

 



벌써 한강은 여름이 되었다. 강변 뚝섬지구에는 윈드서핑을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한강 풍경은 더할 수 없이 평화로워 보였다. 그러나지금 시국은저 유유자적한 모습과는 달리 혼란스럽다.

 



서울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본 한강이다. 동호대교, 한남대교, 반포대교가 차례로 보인다. 이곳 육교 난간에 서서 강바람을 맞으면 마치 영화 타이타닉에서 배 난간에 서 있는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하늘 맑았고, 바람 서늘했다. 걷기에 적당한 날씨였다. 걸을 때 늘 느끼는 것이지만 작은 한 걸음이 모이고 모이면 몸은 어느새 먼 곳에 가 있게 된다. 그렇듯 작은 하루하루가 모여서 1 년이 되고, 10 년이된다. 또한 먼 훗날의 내 모습이 오늘 여기에 숨어 있다. 5 월의 마지막 날, 2008 년의 봄과 기꺼이 아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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