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여의도 교사대회에 다녀오다

샌. 2008. 5. 24. 19:45



여의도에서 전교조 창립 19주년을 기념한 전국교사대회가 열렸다. 이명박정부가 들어서서 교육을경쟁과 시장논리에 내맡기려 하고 있어이번 대회는 더욱 의미가 컸다.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나도 동참하고 싶어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집회에 참가했다.

 

집회는 2 시에 시작되었고, 전국에서 모인교사는 1만여 명이 되었다.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앉아있는 시멘트 바닥의 열기가 대단했다. 그러나 지방에서 올라온 많은 동지들이 피곤할 텐데도 질서정연하게 열띤 호응을 하는가운데 대회는 진행되었다. 나는 미안하게도 대열에 동참하지는 못하고 나무 그늘 아래서 함께 했다.

 

집회가 계속되는 동안내내 마음은무겁고 아팠다. 그래도 노무현 정부 때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질 수 있었지만 정권이 바뀌고는 다시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지금은 차라리 전교조 초창기보다 더 암울하게 느껴진다.그러니 예상보다 더 많은 교사들이 집회에 참석한 것 같다. 이명박 정권의 교육 정책에 대한 반발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정권 초기에 광우병 사태까지 겹쳐서 이번 집회의 구호도 자연스레 '미친 교육을 중지하라'가 되었다.

 

이날은 교사들 외에도 공무원 노조와 기업 쪽에서도 대규모 집회가 인근 지역에서 동시에 열렸다. 잘못하다가는 이 정부가 하는 짓거리로 보아나라를 온통 엉망진창으로 만들 것 같아심히걱정이 되었다. 잘 살게 해 주겠다는 환상에 젖어 국민들은 이명박을 선택했다. 그러나 도덕성이나 주체적 의식이 없이 실용만 내세우는정권이 과연 제대로 일을 해낼 수 있을까?그러나 이명박만 나무랄 수는 없다. 우리 국민의 의식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마 값 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가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될지 모른다. 그것은 교사 또한 마찬가지다. 우리 스스로의 자정과 노력 없이는 아무리 멋진 구호도 공염불이 되기 때문이다.

 

여의도에는 집에서부터 걸어서 갔다(약 7 km). 날이 너무 뜨거워서 걷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그래서 돌아올 때는 걷는 걸 포기하고 지하철을 이용했다.

 

여의도를 다가갈 때 만나게 되는 63 빌딩이 보이는 이곳이 전망이 제일 좋다. 비록 규모는 작아도 한강에서 몇 안되는 모래사장이 있고, 자연스레 자라난 나무들이 있고, 그런 풍경들이 날렵한 몸매의 63 빌딩과 잘 어우러진다. 저 강변에는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아서 좋다. 서울을 지나는 한강에서 시멘트로 덮히지 않은곳은 거의 없다. 그러나 대운하를 기획하는 인간들에게는 저런 풍경조차 눈에 거슬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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