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 은척면 두곡리에 있는 이 은행나무는 경상북도 기념물 75호로 지정되어 있다.
크기는 높이가 15 m, 둘레가 8.3 m에 이르며, 나이는 약 450년이 된 것으로 추정한다. 두곡리 마을이 1500년 경에 형성되었다고 하니 마을 역사와 함께 한 소중한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이 마을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나고 죽고 하는 변화를 나무는 묵묵히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까닭에 마을 사람들이 얼마나 이 나무를 아낄 것인지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실제 6.25 전쟁 때는 이 마을만 피해가 없었는데, 그것은 은행나무가 마을을 지켜주었기 때문이라고 마을 사람들은 믿는다고 한다.
이 나무를 찾아간 날은 찬바람이 부는 어느 겨울날이었다. 잎을 모두 떨군 은행나무는 왠지 쓸쓸하고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아직 이 나무는 생장 상태가 양호하고 은행도 많이 열리는 튼실한 나무라고 한다. 노란 은행잎으로 치장한 모습은 대단히 화려하고 웅장하게 보일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모습은 머릿속으로 상상할 수밖에 없었다.
앙상한겨울나무 역시 나무의 한 단면이다. 나무의 참모습은 여름나무나 겨울나무의 어느 것도 아닐지 모른다. 나무의 외양은 나무를 드러내 보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나무의 참모습을 감추기도 한다. 우리의 인식 범위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을 나그네는 고작 어슴프레 그려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