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꽃이름을 알으켜주면서 그녀가 말했다. "마음이 예쁜 사람은 이 꽃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답니다."
그녀가 말한 것은 바로 잎이었다. 실제로 주홍색의 꽃보다는 동그란 잎이 훨씬 귀엽고 예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꽃보다도 잎을 보기 위해 기른다고 한다.
옛 사람은 잎이 연잎을 닮았다고 보고서 이 꽃을 '마른 땅에서 크는 연꽃'이란 뜻의 '한련화'(旱蓮花)로 이름 지은 것 같다.
그런데 서양 사람들은 이 꽃을 보면서 잎은 방패로, 주홍색 꽃 색깔은 병사들이 흘린 피로 전설을 만들었다. 꽃에도 전투적인 이미지가 투영된 것이다. 확실히 서양 사람들 의식 구조는 동양에 비해 공격적이고 정복적이다. 이런 것으로써도 자연을 대하는 서양 문명의 태도를 알 수 있다.
한련화[Nastertium]는 페루가 원산이라고 한다. 정복자 스페인 사람들이 유럽으로 전파해서 지금은 전세계에 퍼져 있는 덩굴식물이다. 그래서 이 꽃을 보면 자연스레 잉카 제국이 떠오른다. 이제는 사라져 유적으로만 남아있는 고대 제국, 그들의 꿈과 기원이 저 붉은 꽃 어딘가에 아직 남아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