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참꽃마리(2)

샌. 2006. 11. 28. 09:21



꽃마리는 내가 좋아하는 봄꽃 중 하나이다. 모든 꽃들이 다 개성이 있고 아름답지만 그래도 사람에게는 자기가 좋아하는취향이 있는지라 꽃에도 좋아하고 덜 좋아하는 감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꽃마리는 언제 보아도 반갑고, "고놈 참" 하며미소를 짓게 되는 그런 꽃이다.

 

꽃마리는 작다. 꽃의 크기는 성냥 알갱이 쯤 된다. 그래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흔하다. 쪼그리거나 무릎을 꿇고 앉아 허리를 구부려야 겨우 볼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그래서 얼굴을 가까이 하면 누구나 연한 하늘색 꽃 색깔에 반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가운데 있는 샛노랗고 동그란 무늬는 또 어떤가. 마치 노란색 루즈를 곱게 바른 귀염둥이 같다. 그 귀엽고 앙징맞은 모습은 단연 봄꽃 중의 왕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꽃마리의 이름은 원래 '꽃말이'였다고 한다. 꽃이 피기 전 꽃대가 돌돌 말려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실제로 태엽처럼 말려있는 꽃대의 모습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말린 꽃대가 사르르 풀리면서 저렇게 예쁜 꽃을 피워낸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아도, 남들이 알아주든 말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생명의 찬가를 부르는 작은 들꽃들의 모습에서 배울 게 너무나 많다. 저들은 햇빛과 물만 있으면 그만, 무엇을 더 가질려고도 쌓아두지도 않지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 들꽃들이 어떻게 자라는지 살펴보아라. 그들은 애쓰지도 않고 길쌈도 하지 않는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솔로몬도 그 온갖 영화 속에서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 못하였다.'

'꽃들의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붓꽃  (0) 2006.12.11
하늘매발톱  (0) 2006.12.05
한련화  (0) 2006.11.14
뚱딴지  (1) 2006.11.01
톱풀  (0) 200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