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GRUMPS

샌. 2005. 3. 2. 13:10

다시 3월이 찾아왔습니다. 밤부터내리기 시작한 눈이 오전까지 계속되더니 지금은 햇볕이 납니다. 땅에 쌓인 눈은 햇볕을 받더니 벌써 다 녹아 버렸습니다. 봄이 이미 가까이 와 있음을 실감합니다. 저에게 3월은 마치 새해의 시작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오늘을 보냅니다. 곁들여 좀더 아름답고 멋있게 살자고 작은 다짐도 합니다. 이 지상에서 주어진 삶의 즐거움을 찾아내고 향유하지 못한다면 이곳에서의 삶을 마감할 때 조금은 억울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사람살이의 제일은 역시 행복입니다. 이 별에 와서 그래도 즐겁고 행복했었다고 마지막 독백을 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GRUMPS라는 말이 있습니다. Green(녹색의), Responsible(책임감 있는), Unassuming(겸손하고 욕심이 적은), Moderate(절제하는), Poverty Seeking(청빈을 추구하는)의 첫 글자를 모은 것이지요.

 

Green과 Responsible은 녹색의 책임감 있는 생활입니다. 이걸 혹시 유기농 채소를 사 먹고, 상업적 웰빙을 실천하는 것으로 착각하지는 않으시겠지요. 녹색의 삶은 내 몸보다는 지구와 온 생명체를 먼저 생각하는 생활 자세입니다. 자가용을 덜 타고, 에너지를 아껴 쓰고, 생활 쓰레기를 줄이고, 유행과 신제품에 덜 민감하기 같은 실천적 삶입니다.

 

Unassuming과 Moderate는 소욕(少欲)의 절제하는 생활입니다. 욕심의 불을 끌 수는 없겠으나 될 수 있는 한 자제하며 작은 것으로 만족하는 지족(知足)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제가 가진 것에 감사하겠습니다. 이것을 간소함의 미덕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Poverty Seeking은 자발적 가난입니다. 가난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렇다고 부(富)의 축적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능력 이상의 부는 짐이 될 뿐입니다. 현대에 발생하는 악덕의 대부분은 그 원인이 돈 때문입니다. 돈 때문에 인륜이 무너지고, 돈 앞에서는 사람의생명 조차 하잘 것 없습니다. 돈이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하는 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은 그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물론 돈이 선용되면 좋은 일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은행에 잔고가 많은 것보다는 적은 것이나마 함께 나눌 줄 아는 마음의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은 그 언저리에도 들지 못하고 있지만 이런 생활은 앞으로 제가 가꾸어 나가야 할 도덕률입니다. 그리고 좀더 느리게 살고 싶습니다. 한 호흡을 늦추므로써 삶을 더 깊이 관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느린 걸음은 작고 연약한 이웃 생명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안부를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과의 조화를 통한 행복한 생활을 꿈꿉니다.

 

새 봄을 맞으며 이런 희망으로 가슴이 부풀어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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