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창조보존연대에서 '창조 질서 거스르는 핵발전소, 이제 그만'이라는 제목으로 핵발전을 반대하는 팸플릿을 냈다. 만화로 재미있게 그려져 있는데 내용이 알차다.
마침 강론에서는 신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독일에 유학 중인 어느 신부님이 독일 교수로부터 한국 가톨릭 교회의 성장 배경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80, 90년대에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었다. 당시는 민주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분출하던 시기였다. 가톨릭 교회는 국민의 열망에 호응하며 민주화운동에 앞장섰다. 그런 가톨릭의 입장이 국민의 호감을 샀고, 많은 사람이 천주교에 입교한 이유였다는 게 신부님의 대답이었다. 그런데 독일 교수는 그게 정답이 아니라고 했다는 것이다. 신앙의 관점에서 바라본 정답이 뭔지는 여기에 밝히지 않겠다.
종교의 현실 참여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종교가 지나치게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종교를 영적 영역에만 국한할 수는 없다.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서 종교가 입을 다물 수는 없는 일이다. 최근의 이슈 중 하나가 핵발전 문제다. 우리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종교계에서 먼저 심각하게 문제 제기를 해야 옳은 일이다. 그런 점에서 천주교에서 발행한 이 자료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런 내용이 각 본당 신부님의 강론을 통해 신자들에게 전달되어야 하는데 대개 그렇지 못한 것은 아쉽다. 관심있게 이 팸플릿을 보는 사람은 드물다.
팸플릿의 그림은 빼고 내용만 여기에 옮긴다.
<창조 질서 거스르는 핵발전소, 이제 그만>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너희 앞에 생명과 죽음, 축복과 저주를 내놓는다. 너희나 너희 후손이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 신명 30, 19
하느님께서 모든 생명을 창조하셨으나, 핵에너지(원자력)만큼은 아닙니다.
핵발전은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거스르는 것이기에, 역대 교황님들께서는 수시로 환경과 생명을 위협하는 핵발전의 위험성을 지적하였고,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핵발전이 얼마나 위험하고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2011. 3. 11 후쿠시마 참사
2011. 3. 11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많은 나라가 핵발전 정책을 바꾸고 있습니다.
일본, "2050년까지 54기의 핵발전소를 모두 폐쇄하므니다."
중국, "너무 위험해서 핵발전소 짓는 거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다해."
독일, "2022년까지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합니다."
여러 유럽 국가가 탈핵정책을 추진하는데, 우리 정부는 오히려 핵발전소를 늘리려 하니 기가 막히죠.
원자력이란?
물질을 이루는 기본 요소인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핵발전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히로시마 핵폭탄과 같은 원리이죠.
상업용 핵발전소는 1950년대 초에 만들어진 후 60~70년대까지 반짝 호황을 누렸으나, 세계적인 반핵운동과 미국 스리마일 사고, 소련의 체르노빌 사고를 비롯한 대형 사고가 잇따르고 엄청난 건설 비용 때문에 지금은 거의 못 짓고 있지요.
진실 1, 핵발전은 청정 에너지가 아니다.
원자력이 깨끗한 에너지라는 건 틀린 말입니다.
연료를 준비하는 과정, 운송, 발전소 건설은 물론 전력 생산 과정을 감안하면 자연 에너지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내뿜죠. 게다가 더욱 심각한 것은 매년 1만톤 이상 쌓이는 핵폐기물을 수십만 년 이상 보관해야 하기 때문에 원자력은 위험천만한 에너지이죠.
진실 2, 핵발전은 기후 변화의 대안이 아니다.
현재 세계 에너지 중 17%가 전력이고, 전력의 14%(437기, 380만GW)만을 핵발전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력 비율 - 석탄 40%, 가스 21%, 수력 16%, 원자력 14%, 석유 6%, 기타 3%)
그래서 핵발전 용량을 지금처럼 유지하려면 2050년에는 약 1,100기의 핵발전소가 필요하지만 2000년 이후 핵발전소는 연간 2~3기 정도만 건설되었을 뿐, 이마저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면 중단되었죠. 설사 짓는다 해도 핵발전소 1기의 건설 기간이 너무가 길기 때문에 매년 40GW(핵발전소 50~60기)를 짓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게다가 원료인 우라늄의 안정적인 공급이 어렵고, 태양광, 풍력 등 자연 에너지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서 핵발전소보다 자연 에너지 투자가 훨씬 더 경제적이죠.
진실 3, 핵발전은 결코 값싼 에너지가 아니다.
핵발전은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결코 싸지 않습니다.
(1Kwh당 생산 가격 - 석탄 6.2센트, 가스복합발전 6.5센트, 핵발전 8.4센트)
핵발전의 연구 개발 투자 비용, 홍보 비용을 비롯하여 핵발전소 해체 비용(고리 1호기 해체 3251억원 정도, IEA 기준 원전 1기당 해체 비용 1조원 이상 예상), 게다가 영구적으로 핵폐기물을 관리해야 하는 비용까지 합하면 핵발전소는 경제적인 것이 아니라 국민 세금 먹는 하마랍니다.
또 핵발전소는 한번 가동하면 쉽게 끌 수 없기 때문에 전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어요. 특히 밤에 생산된 전기를 소모하기 위해 심야전력, 양수발전소 등 에너지 낭비 정책을 남발할 수밖에 없답니다.
진실 4, 핵발전은 너무나 위험한 에너지다.
핵발전은 복잡하고 거대한 기계기술이라 사소한 문제로도 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어요.
실제로 1960년대 이후 스리마일, 체르노빌 사고 뿐만 아니라 핵발전 선진국인 프랑스, 일본을 비롯한 원전이 있는 나라면 예외없이 사고가 일어났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핵발전소 정지 건수는 총 423건(1978년~2009년)으로 사고의 형태와 원인이 매우 다양합니다. 근무자의 안전불감증, 노후화된 시설, 부품 결함, 자연재해 등이 원인이 되어 잦은 사고가 생겼지요.
최근 고리 핵발전소에서 터진 사고만도 이 정도입니다.
2006. 4호기 증기발생기 화재
2006. 3호기 냉각수 온도 급상승
2007. 1호기 증기발생기 밀봉수 누출
2007. 2호기 원인 미상. 발전 중단
2008. 3호기 전원 공급 고장. 발전 중단
2009. 2호기 밸브 이상 고장
2010. 1, 2호기 송전선 낙뢰로 발전 중단
2011. 1호기 전원차단기 고장. 가동 중단
2011. 4호기 전력계통 고장
그밖에 증기발생기관의 절단 사고(2002년, 울진 4호기), 방사선 감지기 경보 무시(2003년, 영광 5호기), 열 전달 완충판 이탈 사고(2004, 2009년, 영광 5, 6호기, 울진 5호기)가 있었죠.
그리고 핵발전소가 밀집한 동해안의 지진 역시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증가시킵니다. 2005년에 진도 5.2 정도의 지진이 울진에서 발생했고, 지진 발생 횟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걱정입니다.
진실 5, 핵발전소와 주변 지역 암 발생 관련성
방사능에 피폭되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죠. 방사능물질은 특히 태아, 여성, 어린이에게 치명적입니다. 체르노빌 주민들은 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그에 따라 사망자 수가 지금도 증가하고 있지요.
최근 100억에 가까운 정부 지원으로 20년 동안 이루어진 조사가 있었습니다. 이 조사에 의해 핵발전소가 주변 지역 주민 건강에 직접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 위암 30% 이상, 간암 40% 이상
여성, 위암 20% 이상. 유방암 50% 이상. 갑상선암 250% 이상
무거운 원소인 인공 방사능물질은 체내에 흡수되면 배출이 어렵고 신체 조직에 밀착되기 때문에 치명적이죠.
멈추어라 핵발전!
후쿠시마 참사에도 불구하고 MB 정부는 핵발전소를 확대한답니다. 작년에는 삼척과 영덕을 신규 핵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선정했습니다. 1982년 이후 하지 않았던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를 선정한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관심없다는 뜻이죠. 그래서 지금 삼척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핵발전소는 총 21기인데, 앞으로 20기의 핵발전소를 더 짓는다고 합니다. 국민들의 불안은 아랑곳하지 않고서 말입니다.
가동중 21기 - 고리 1~4, 월성 1~4, 울진 1~6, 영광 1~6, 신고리 1
건설중 7기 - 신고리 2~4, 신월성 1~2, 신울진 1~2
부지 확보 6기 - 신고리 5~6, 신울진 3~4, 신고리 7~8
부지 미확보 4~6기
총계, 2030년까지 최대 42기
이와 같은 핵발전소 확대 정책은 하루빨리 폐기되어야 합니다. 전력은 다양하게 구성해야 하는데 핵발전소에 편중되면 전력의 수요공급 조절이 쉽지 않아서 전력 낭비가 심하고 전력 안정성도 떨어져요.
또한 우리나라는 전력을 과다 소비하기 때문에 핵발전소를 짓기보다 먼저 전기를 아껴야 해요.
(미국 14448kwh, 한국 9510kwh, 일본 8110kwh, 독일 7522kwh, 영국 6651kwh)
특히 산업 부문의 에너지를 20~30%만 아껴도 핵발전소를 짓는 것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실제로 우리나라 전력 소비의 증가 속도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전력 공급을 무조건 늘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핵발전소 없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어!
2011. 6. 30, 독일이 탈핵 선언을 하자 다른 유럽 국가들이 뒤를 이었어요.
(스위스 - 2034년 원전 폐쇄, 이탈리아 - 원전 10기 계획 취소, 벨기에 - 탈핵 결정, 스웨덴 - 이미 탈핵, 오스트리아 - 무원전)
독일은 핵발전소 대신 자연 에너지 중심 정책을 펼친 덕분에 자연 에너지 관련 분야에 약 3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니 그야말로 일석이조, 도랑 치고 가재 잡은 셈이죠.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라면 핵발전소 없이도 얼마든지 에너지 자립을 이룰 수 있어요. 태양광발전으로 2030년까지 최소한 전력 10%에 해당하는 39GW 공급이 가능하고, 서울 지붕만 잘 활용해도 서울 전체 에너지의 30%를 충당해요.
탈핵과 자연 에너지, 그것은 필수입니다.
한국 천주교회가 앞장서야 합니다.
이제라도 핵발전 정책은 재검토해야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핵발전소 중 2000년 이전에 지어진 것은 16기로, 30년 수명을 적용하면 2030년 이전에 거의 모든 핵발전소를 폐쇄하게 됩니다. 즉 지금부터 잘 준비하면 2030년에 우리 사회도 탈핵사회로 갈 수 있다는 거죠.
그러자면 삼척, 영덕에 추진중인 신규 핵발전소 후보지 지정을 철회하고 수명이 다 된 월성 1호기, 고리 1호기는 즉시 폐쇄해야 합니다.
이제 한국 천주교회가 에너지 전환에 앞장서야 합니다. 우선 승용차 이용을 줄이고 가정과 교회 모임에서 에너지를 아끼는 것, 핵발전의 진실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 또 본당, 공소, 학교, 병원, 교회 기관이 햇빛, 바람 등 자연 에너지를 생산하면 지금 당장 핵발전소 1~2기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4~5년이면 투자비도 회수되어 훨씬 경제적이죠.
탈핵사회, 그리스도인이 앞장서자구요.
탈핵! 위험 사회가 아닌 보다 안전한 내일을 위한 선택입니다.
'더 이상은 넘어오지 말아라. 너의 도도한 물결은 여기에서 멈춰야 한다.' - 욥기 38, 11
<아이들에게 핵 없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우리의 실천>
2012년 전기 사용량 전년 대비 12% 줄이기(매월 전기 사용량 확인)
- 실내 적정온도 지키기(겨울철 18~20도, 여름철 26~28도)
- 전기 먹는 하마인 전기 난방기 줄이기
- 자연의 흐름에 맞춰 옷 입기(겨울철 내복, 여름철 넥타이 풀기)
- 고효율 전기 제품를 사용하고 필요 없는 전등 끄기
- 사용하지 않는 전기 플러그 뽑기
- 일주일에 하루 TV를 끄기
- 3층까지는 걸어 다니기
- 제철 음식으로 먹을 만큼 간단히 조리하기
- 냉장고 70%만 채우기, 가까운 먹을거리 이용하기
- 성당은 걸어서 가기
- 대중교통 이용하고 가까운 곳은 자전거 타기
- 가족과 이웃들과 핵 없는 세상, 평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 이웃들과 함께 자발적인 절전, 환경 운동에 참여하기
- 내 지역 후보의 핵에 대한 생각 알아보기(핵발전소 찬성? 반대?)
- 핵에 반대하며 생명과 평화를 지향하는 정치인, 지자체장에게 투표하기
- 정부에게 탈핵 정책 요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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