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시 삼백 편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는 거야."
子曰 詩三百 一言以蔽之 曰思無邪
- 爲政 2
'사무사(思無邪)'가 나오는 시를 <시경>에서 찾아보았다. '경'(살쪘다는 뜻)이라는 제목의 시다. 살찌고 커다란 숫말이 들판에서 뛰노는 모양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구절이 이렇다.
思無邪
思馬斯조
사념 없이 달리는
정말 아름다운 말이로다
시의 앞 부분에서는 思無疆(끝없이 달리는), 思無期(한정없이 달리는), 思無두(싫증 안 내고 달리는) 같은 말의 특징이 나와 있다. 공자는 말을 노래한 시에서 <시경>의 핵심 의미를 찾아냈다.
길들여지지 않은 말이 넓은 들판에서 달리는 모습은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다. 말은 제 본성에 맞게 뛰논다. 어떤 인위도 들어있지 않다. 아름다움이란 그런 것이고, 그게 사무사(思無邪)다. 들판에서 뛰노는 말만큼 사무사(思無邪)에 어울리는 이미지도 없는 것 같다.
시를 읽고 배우는 것을 인간 완성의 길로 보았던 공자가 <시경>의 시 삼백 편을 사무사(思無邪)라는 한 마디로 표현했다면 이는 곧 군자나 성인이 가져야 할 마음이라고 봐도 되겠다. 생각에 사특함이 없다는 것은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은 순수하고 깨끗한 마음이다. <시경>에 연애시가 들어 있는 것도 그런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유학에서 느껴지는 야생의 자연주의가 신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