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10]

샌. 2013. 1. 2. 08:21

선생님 말씀하시다. "남이 나를 몰라주는 것이 걱정이 아니라 남을 모르는 것이 걱정이야."

 

子曰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

 

- 學而 10

 

 

'학이'편 처음에 '남들이 몰라주더라도 부루퉁하지 않으면 참된 인간이 아닐까.'[人不知而不온 不亦君子乎]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마지막에도 같은 내용이 나온다. 그만큼 제자들에게 자주 한 말씀이라는 뜻이겠다.

 

작년에 중국 태산에 갔을 때 잘 생긴 바위마다 글씨와 이름을 어지럽게 새겨놓을 걸 보았다. 세상에 제 이름 드러내길 좋아하고, 남이 나를 알아주기 바라는 인간 욕망의 단면으로 보였다.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은 건 인간의 본능이다.

 

그러나 남의 평가에 좌지우지되는 건 또 다른 문제다. 칭찬받으면 우쭐해지고, 비난받으면 새침해지는 건 유아적 단계다. 주체적 인간은 스스로 선다. 남이 알아주든 몰라주든 자신의 길을 간다.

 

공자가 이 말을 강조한 건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라는 의미일 것이다. 참된 인간은 자아를 넘어 세상일을 걱정한다. 내성(內省)으로 새로워진 의식은 외부로 확장된다.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지나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로 나아가야 한다. '자기'라는 우물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남에게 잘 보이려 애쓰고 남의 평가에 급급한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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