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8]

샌. 2012. 12. 21. 10:43

선생님 말씀하시다. "참된 사람일진댄 자기 배 채울 일은 생각하지 말고, 편안한 살림도 바라지 말고, 맡은 일은 날래 처리하면서 말을 조심하며, 사리에 밝은 이를 찾아가서 잘못을 고쳐야 한다. 그러면 학문을 좋아한다고 할 수밖에."

 

子曰 君子食無求飽 居無求安 敏於事而愼於言 就有道而正焉 可謂好學也已

 

- 學而 8

 

 

공자는 호학(好學)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이렇게 말했다. "자그마한 고을에도 나만큼 성실한 사람은 있겠지만, 나만큼 학문을 좋아하지는 않을 거다[十室之邑 必有忠信如丘者焉 不如丘之好學也]." 호학은 단순히 글을 배우는 게 아니다. 참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좁은 길을 가는 쉼없는 노력이다.

 

여기에는 호학하는 사람의 특징이 나와 있다. 그중에서도 자기 배 채울 일은 생각하지 말고, 편안한 살림도 바라지 말라는 말은 아주 구체적이다. 잘 먹고 편안히 거처하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인데 이것을 좇다 보면 시류에 휩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호학의 길이 아니다. 호학하는 사람은 차라리 가난을 받아들이고 즐겨야 한다. 안빈낙도(安貧樂道)에서 군자의 모습이 발견된다.

 

호학이란 배우기를 좋아하는 태도가 아니라 구체적인 삶의 모습이다. 참된 사람이 되기 위하여 좁은 길을 걸어가는 용맹정진의 삶이 호학이다. 나만큼 호학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공자의 자부심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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