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논어[35]

샌. 2013. 6. 13. 09:49

선생님 말씀하시다. "주나라는 하, 은 두 나라를 본떠 찬란한 문화를 이룩했으니, 나는 주의 문화를 따르겠다."

 

子曰 周監於二代 郁郁乎 文哉 吾從周

 

- 八佾 8

 

 

"나는 주의 문화를 따르겠다[吾從周]." 이런 말을 보면 공자는 마치 주나라의 문화를 회복하려는 역사적 사명이라도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공자 일행이 광 땅에서 양호로 오해받고 여러 날 동안 포위된 일이 있었다. 이때 공자는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문왕은 돌아가셨지만 문화는 여기 있다. 하늘이 아직 이 문화를 없애려 하지 않는다면 광 사람인들 나를 어떻게 한까보냐?"라고 대답했다. 대단한 신념이고 자부심이다.

 

공자의 언행에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주나라를 존중하는 모습이 보인다. 지금의 관점에서 주나라는 왕권 중심의 봉건국가였을 뿐이다. 그러나 공자가 접한 나라나 체제가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지 못할 바도 아니다. 인간의 식견은 자신이 처한 역사적 상황에 의해 제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요, 순, 하, 은, 주로 이어지는 과거의 황금시기로 공자는 돌아가려고 노력했다. 그것이 주나라로 상징화된 게 아닌가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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