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말씀하시다. "사람은 날 때부터 곧은 것이다. 속임수로 살아나는 것은 요행으로 화를 면하는 거야."
子曰 人之生也直 罔之生也 幸而免
- 雍也 14
"성선설은 맹자, 성악설은 순자", 고등학교 다닐 때 열심히 외워서 지금도 뇌리에 박혀 있다. 사람은 날 때부터 곧은 것이라는 말씀을 보니 공자도 굳이 분류한다면 성선설에 속해 보인다. 사람은 천성이 곧게 되어 있으니 바르게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속임수를 부리면서도 잘 사는 것은 요행으로 화를 면한 경우라고 한다.
그러나 세상은 반대로 되어 있다. 공자라고 그걸 모를 리 없다. 더구나 공자 시대는 온갖 패악이 행해지던 춘추전국 시대가 아니었던가. 불의와 술수가 지금보다 더했을 것이다. 그런대로 공자의 언명은 시류를 벗어나서 원칙적이다. 인간이 가야 할 길, 정도(正道)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세상이 난장판이 된다 해도 지켜내야 할 도리는 있는 법이다. 그것이 정직(正直)이다. 사람의 본래 바탕은 순수하고 정직한 것, 기본을 버린다는 건 사람의 길이 아니다. 속임수와 술수로 이득을 보는 것 같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요행으로 현세에서는 부귀영화를 누릴지 모른다. 그러나 내가 짓는 모든 언행은 업보가 되어 언젠가는 그 빚을 갚아야 할 것이다. 불교의 윤회사상은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