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강릉 바닷바람을 쐬다

샌. 2025. 7. 3. 09:13

 

바닷바람을 쐬러 아내와 강릉에 갔다. 흐려서 여름해가 가려진 날씨였는데 대관령을 넘으니 파란 하늘이 나타나며 기온이 35도까지 치솟았다. 첫 목적지는 경포호의 가시연습지였는데 땡볕 속을 걷기가 힘들어서 습지를 한 바퀴 도는 것은 포기했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었으니 경포호 산책길에도 사람이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바다에 서니 가슴이 뻥 뚫렸다. 햇살은 따가웠으나 바닷바람은 시원했다. 이런 걸 비취색이라고 하는 걸까. 동해 바다 색깔이 이리 예쁜 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청정 자연을 자랑하는 해외 유명 관광지에 나오는 바다 같았다. 오늘은 이 바다 색깔 하나만으로도 강릉에 온 이유가 충분했다(사진은 실제보다 훨씬 탁함).

 

 

 

아직 여름휴가철이 되지 않아서 해변은 조용했다. 주변에는 개를 데리고 노는 가족과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한 사람만 있었다. 물을 좋아하는 레트리버는 바다로 던진 물체를 물어오며 즐거워했다. 우리는 감탄하며 바다를 보다가, 바닷물에 발을 적시며 놀다가, 나중에는 그늘 진 해송길을 걸었다. 

 

 

점심은 '정은숙초당순두부'에서 초당두부밥상으로 했다. 원래 가려던 집은 '차현희순두부청국장'이었는데 기억이 안 나는 바람에 엉뚱한 데 들어갔지만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  

 

 

안목해변 카페에 들리고...

 

 

너무 더워서 해발 1,100m의 안반데기를 찾았다. 고지대에 오르니 기온이 20도로 떨어지며 가을 날씨가 되었다. 바람도 세게 불었다. 강릉시 왕산면에 있는 안반데기는 마을이 안반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주변은 온통 배추밭이었고, 지금은 고랭지 배추를 심는 철이었다. 

 

 

안반데기를 끝으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귀가했다. 집에 오니 저녁 6시밖에 되지 않았다. 예전에 비한다면 교통이 참 편리해졌다. 앞으로 10년 정도는 이렇게 차를 몰고 다닐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아내도 공감을 했다.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젊은이의 눈총을 받을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