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 / 신현림

샌. 2011. 4. 4. 11:00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

나폴레옹의 이 말은 10년 동안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는 송곳이었다

게으름을 피울 때마다

내 많은 실패를 돌아볼 때마다

송곳은 가차없이 찌르고 찔러왔다

 

모든 불행엔 충고의 송곳이 있다

자만치 말라는, 마음 낮춰 살라는 송곳

불행의 우물을 잘 들여다보라는 송곳

바닥까지 떨어져서

다시 솟아오르는 햇살의 송곳

 

송곳은 이제 지팡이처럼 내게 다가와

신들린 듯 거친 바다처럼 밀어간다

 

- 불행은 언젠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 / 신현림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는 광고가 있었다. 10년 주기 정도로 교체되는 전자제품이야 그렇다 쳐도 어떤 선택은 평생을 가고 운명이 되기도 한다. 지금의 삶은 과거에 내가 행한 선택의 결과이다. 원인 없는 불행은 없다. 흘러간 물은 주워담을 수 없다.

 

남에게 내민 칼날이 언젠가는 나에게로 되돌아온다. 더 날카로워져서 나를 찌른다. 그러므로 상처는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자만치 말라고, 마음 낮춰 살라고, 오늘도 송곳 하나가 나를 찌른다. 아프다. 내자신이 미워서 더 쓰리다. 그래도 다시 일어나야지. 더 시간이 흐르고 나면 시련은 복되었다, 말할 수 있겠지.꼭 그렇게 될 거야. 송곳이 지팡이처럼 내게 다가와 솟아오르는 햇살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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