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에서 대천으로 가다가 우연히 도로 옆 안내판을 보고 찾아간 나무다. 부여군 내산면 주암리에 있는 은행나무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나무 옆 정자에서 홀로 쉬고 있는 할아버지한테서 나무의 내력을 들어볼 수 있었다.
지금은 넓은 공터로 되어 있지만 몇 해 전까지도 나무 바로 밑에 민가의 지붕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이 영목으로 받드는 은행나무라면서 몇 가지 일화를 들려주었다. 나라에 큰 변고가 생기면 나무도 상처를 입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시던 밤에 큰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이 나무의 큰 가지 하나가 부러졌다는 것이다. 당신이 직접 보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할아버지는 이 은행나무가 수령이 1,500년이나 된 우리나라 최고령 은행나무로 믿고 있었다.
전설에는 백제의 사비 천도를 전후하여 당시 좌평이었던 맹씨가 심었다고 전한다. 그러나 전설은 전설일 뿐, 이 나무의 실제 나이는 800살 정도로 추정된다. 나무 높이는 25m, 줄기 둘레는 9m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