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임천면에 있는 대조사(大鳥寺)에는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미륵불이 있다. 신체 비례가 어울리지 않고, 조각 기법이 세련되지 않은 점 등이 이 지방의 미륵신앙을 잘 보여주는 석불이다. 세련되지는 않아도 사바세계로부터 구원을 바라는 민초의 염원을 표상하는 모습이다.
이 미륵불 옆에는 바위 틈에서 자라난 노송이 있다. 앞에서 보면 마치 미륵불을 감싸듯 보호하는 모양새다. 수령이 300여 년 정도이고, 나무 높이는 15m, 줄기 둘레는 1.5m다. 그런데 3년 전 폭설에 나뭇가지가 부러지며 미륵불의 보관을 때려서 파손 되었다고 한다. 지금 원형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미륵불 쪽으로 방향을 튼 소나무의 선한 의도는 오로지 인간의 해석일 뿐인가, 아니면 더 깊은 뜻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