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2박 3일 동안 바둑을 두었다. 회원이 줄어 세 명밖에 안 남았지만 집중도는 마찬가지다. 집에 들어가면 사흘 동안 외출 한 번 없이 밥 먹고 바둑 두고를 반복하는 게 일이다. 바둑에 반쯤 미쳤다. 노름에 미친 사람이 사흘 낮밤을 잠도 안 자고 화투판을 지키는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별나다고 할 것 같다. 재미난 것은 어쩔 수 없다. 바둑은 재미난 놀이다.
바둑도 승부가 걸리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생긴다. 탁구 모임에서는 져도 그만, 이겨도 그만이다. 깔깔거리며 즐겁게 논다. 바둑은 지고 나면 좀 부아가 난다. 특히 내 실수로 졌을 때는 자책을 하게 된다. 그러나 내용이 좋다면 지더라도 만족한다. 지나치지만 않다면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이번에는 집 주인이 독주를 했다. 각자 12판을 둔 결과는 이렇게 나왔다.
A - 9승 3패
B - 5승 7패
C - 4승 8패
서로 실력이 호각이라 승패가 비슷하게 나오는데 이번에는 차이가 생겼다. 어쨌든 바둑으로 잘 놀았다. 할 수 있는 데까지는 바둑을 즐기고 싶다. 바둑에 빠지는 이유 중 하나는 바둑의 오묘한 세계 때문이다. 우리로서는 측량하지 못하는 깊이가 있다. 더 늙어서도 그런 경탄의 마음을 바둑에서는 지켜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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