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환한 햇살

샌. 2018. 1. 1. 20:19

 

축복의 덕담이 넘쳐나는 새해 첫날이다.

이 세상 사람 모두의 기원을 한데 모으면 희망 풍선은 지구보다 더 크게 부풀어 오를 것이다.

바람이 빠지면 추락은 순식간이라는 걸 알지만, 사람들은 각자의 바람을 하늘로 높이 높이 띄워 보낸다.

 

경안천에 나갔다.

버렸던 희망도 다시 주워 담고 싶을 만큼 햇살 밝고 환한 날이다.

오늘은 나 같은 시간 불감증 환자도 뭔가 하나의 결심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품는 꿈에 비해 실제 삶은 얼마나 누추하고 어설픈지, 그 괴리를 없애고자 새해의 다짐을 버린 지 오래되었다. 허공에 떠다니는 임자 없는 복을 빌기보다는 지상에 단단히 서는 일이 중요하다. 뻥튀기하지 않고 나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경안천을 따라 두 시간 반을 걸었다. 맑고 흐림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두 발로 대지에 굳게 선 자만이 뿌리 깊은 나무를 껴안을 수 있다. 목적 없는 걸음이라야 놀이며 명상이다. 오늘의 걸음처럼 타박타박, 그렇게 살아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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