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마찬가지로 사진빨이 잘 받는 꽃이 있다. 눈으로 보면 예쁜데 사진으로 찍으면 영 별로인 꽃이 있고, 아무렇게나 찍어도 보기 좋게 나오는 꽃이 있다. 금낭화는 후자에 속한다. 찍으면 작품이 된다.
금낭화의 '금낭(錦囊)'은 '비단 주머니'라는 뜻이다. 옛날에 아이들이 옷에 매달아 차고 다니던 복주머니 모양을 닮았다고 본 모양이다. 그보다는 금낭화를 볼 때마다 단발머리 소녀가 연상된다. 요사이는 신식이라서 빨간 염색을 했는가, 금낭화를 보면서 누구나 마음 속에 떠오르는 옛 동네의 소녀 하나쯤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