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남한산성 성곽길 걷기

샌. 2020. 11. 13. 16:16

용두회에서 남한산성 성곽길을 걸었다. 네 명이 나왔다. 원래는 남문에서 수어장대를 거쳐 북문까지 가는 코스를 걸으려 했으나 내년 2월까지 공사로 이 길이 폐쇄되었다. 그래서 부득이 동문으로 향했다.

삼사 년 전만 해도 성곽길 한 바퀴를 돌자고 하면 다들 기꺼이 응했다. 약 9km에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니 걸을 만하다 여겼다. 그런데 이제는 손사래를 친다. 나이에 맞게 걷자며 반 바퀴가 적당하단다. 흐르는 세월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남한산성 남문은 유일하게 '지화문(至和門)'이라는 현판이 달려 있다. 정조 3년에 성곽을 개보수할 때 붙인 명칭이다. 4대문 중 그나마 규모을 갖춘 문이다. 병자호란 때 인조가 이 문을 통해 피신했을 것이다.

문에는 철판을 입혔는데 그 모양이 성곽의 돌을 쌓아 놓은 모습과 닮았다. 어째 좀 엉성하게 보인다.

동문으로 가는 길.

흐리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이었다. 잎 다 떠나보낸 가을 나무 뒤에서 비치는 햇살이 힘이 없고 창백하다.

제2남옹성을 지나면 내리막길이다.

동문까지 오는 데 한 시간이 채 안 걸렸다. 도중에 한 친구의 트레킹화 바닥이 떨어져서 여기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산성마을 길가에는 끝자락 단풍이 남아 있다.

산성손두부집에서 두부전골로 점심을 하며 연말 당구대회에 관한 의견을 나누었다. 나는 차를 가지고 간 관계로 양재동 2차 모임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오랜만의 용두회 걷기 모임 참석이었다. 집 옆에 있는 남한산성이건만 7개월 만에 찾았다. 색이 바래가는 단풍을 보니 제때에 왔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너무 게으르면 후회가 남는 법이다. 그래도 천성을 어찌하랴. 생긴 대로 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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