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 강하면 성덕리에는 고창굿을 올리는 국수당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고려 때 이 마을에 솥을 만드는 사람이 살았는데, 언제부턴가 솥이 깨지고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하루는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쇠와 흙으로 만든 말을 만들고 제사를 지내라고 해서 그대로 했더니 솥이 잘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때부터 마을에서는 정기적으로 제사를 지내는데 이를 고창굿 또는 도당굿이라 한다.
국수당 주위에 열 그루 정도 되는 오래된 나무가 자라는 작은 숲이 있다. 이 당숲을 대표하는 나무가 수령이 300여 년 된 음나무다. 5년 전에 찍은 사진에는 비록 가지는 없어도 위로 뻗은 줄기가 당당했는데, 이번에 찾아가 보니 줄기가 중간에서 끊어져 버렸다. 아마 최근에 태풍 피해를 보지 않았나 싶다.
과연 이 음나무가 살아있기나 한 걸까. 썩지 않도록 방부 처리를 한 모양에서 나무를 지키려는 마을 사람들의 심정이 읽힌다. 그러나 천명을 다한 나무는 이제 쉬고 싶을지 모른다.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