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단풍 드는 소요산

샌. 2021. 10. 19. 20:23

소요산은 여러 차례 찾았지만 정상까지 올라가지는 못했다. 주로 단풍 구경하러 자재암 정도까지 갔다 온 게 고작이었다. 이번에는 단풍과 무관하게 오로지 등산 목적으로 소요산을 찾았다.

 

경기도 동두천에 있는 소요산(逍遙山, 587m)은 이름이 매력적이다. <장자>에 나오는 소요유(逍遙遊)는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절대자유의 경지를 말한다. 이 산과 관련이 있는 원효대사, 서화담, 매월당 등과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소요산에 들면서 그분들의 체취 한 자락이라도 맡아볼 수 있을까.

 

자가용으로 집에서 소요산까지 오는데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주차장에서 등산 준비를 하고 진입로에 들어선다.

 

이런 길을 1.6km를 걸어 들어가야 산길에 접어든다.

 

산길 초입에서 공주봉과 하백운대로 갈라지는데 나는 공주봉 방향으로 향한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려고 한다.

 

산 중턱의 단풍나무는 아직 이런 상태다.

 

능선에 올라가서야 제대로 된 단풍을 만난다. 

 

 

샘터길을 따라 정상까지 오는데 한 시간 반이 걸렸다. 소요산 연봉들 중에서는 의상대가 587m로 최고봉이다.

 

 

정상 주변의 단풍이 곱다. 소요산 단풍은 이제 정상부가 물들었고, 밑에까지 내려가자면 두 주일은 걸릴 것 같다.

 

나한대에서 본 지나온 의상대 모습.

 

원래는 소요산 연봉들을 크게 한 바퀴 돌려고 했는데 마음이 약해져 중간에서 접었다. 나한대에서 내려와 칼바위로 다시 올라가는 길이 너무 벅차 보였다. 나이가 들면 겁이 많아지는가 보다.

 

선녀탕 입구 하산로를 따라 내려간다.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이라 한낮인데도 음침하다. 능선에서는 등산객을 가끔 만났는데 이 길은 적막강산이다.

 

선녀탕 입구 계곡

 

길 끝이 자재암과 연결된다. 

 

자재암 나한전
나한전 옆 청량폭포

 

절 길 옆에는 좋은 글귀를 붙여 놓아 천천히 음미하며 걸어간다. 그중 하나~

 

"두 가지 고통이 있습니다.

피하려고 해서 늘 따라다니는 고통이 있고, 직면해서 자유로워지는 고통이 있습니다."

 

원효폭포

 

소요산에서는 유달리 노인들이 많이 보인다. 90%는 노인들인 것 같다. 전철역에서 내려 가볍게 바람 쐬는데 적당한 장소 같다. 산은 돌이 많아 등산하기에 그리 만만치 않다. 산 정상에 올라가면 중년의 여자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짧은 코스를 돌아서 몸이 가뿐하다. 이제 오백 미터급 산에는 어느 정도 적응했다. 지난 모임에서 내 발바닥 아픈 고민을 얘기했더니 한 친구 왈, 평지를 너무 걸으면 발바닥이 아플 수 있으니 되도록 등산을 하라고 권했다. 산을 자주 타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그 친구의 충고를 믿어보기로 했다. 

 

 

* 산행 시간: 3시간 30분(11:30~15:00)

* 산행 거리: 7.5km

* 산행 경로: 주차장 - 갈림길 - 샘터길 - 의상대 - 나한대 - 선녀탕 갈림길 - 자재암 - 주차장

 

* 100명산 오르기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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