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여의도공원 소나무

샌. 2010. 10. 7. 10:18


박정희 시대 때 여의도에 '5.16광장'이 만들어졌다. 12만 평의 넓이였는데 국가적 대형 행사가 이곳에서 열렸다. 내 기억에 5.16광장은 1974년에 열렸던'엑스플로'라는 개신교 행사로 남아 있다. 8월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설교와 강의를 들으며 며칠동안 고행을 했다. 저녁에는 그룹별로 성경공부를 하고 학교 교실에서 잠을 잤다. 일부는 광장에서 텐트 생활도 했다. 이 행사가 끝나던 날, 지하철 1호선이 개통되었고 8.15 경축식장의 사건도 일어났다.

 

'5.16광장'은 '여의도광장'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다시 '여의도공원'으로 변했다. 황량했던 아스팔트 광장이 숲으로 변신했다. 물도 흐르고 호수도 있다. 공원에 들어서면 여기가 옛날의 그 아스팔트 광장이었던가 싶다.

 

공원의 많은 나무들 중에서도 소나무가 특히 눈에 띈다. 키 크고 늘씬한 멋쟁이들이다. 자연미는 없지만 인공적인 아름다움도 그런대로 괜찮다는 걸 보여준다. 소나무는 주변의 빌딩들과도 잘 조화를 이룬다. 마치 빌딩 사이를 활보하는 멋진 도시의 아가씨들 같다. 성형을 했지만 세련된 모습이다. 도시에는 역시 도시의 스타일이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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