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망해사 팽나무

샌. 2010. 10. 12. 14:38


전북 김제에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아담한 절이 있다. 망해사(望海寺)다. 망해사는 신라 문무왕 11년(671)에 부설거사(浮雪居士)가 세웠다고 전해진다. 기록에 의하면 그때의 절은 땅이 무너져 바다에 잠겨버렸고, 선조 22년(1589)에 진묵선사(震默禪師)가 낙서전(樂西殿)을 지으면서 재건시켰다고 한다. 지금 낙서전 앞에 있는 팽나무 두 그루는 건물의 준공 기념으로 진묵선사가 직접 심은 것이다. 400년이 넘은 나무다.

 

망해사는 소박하면서 정갈한 절이다. 절이 앉아 있는 산도 작고 집도 작다. 한옥을 닮은 작은 집 네 채가 겸손하게 앉아 있다. 부처를 따르는 마음이 이래야 한다는 듯 절 자체가 말 없는 설법이다. 망해사에 들면 마음이 따스하고 편안해진다.낙서전(樂西殿), 청조헌(聽潮軒)같은 이름도 정겹다.

 

망해사 앞으로는 서해 바다가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저녁 노을이 또 일품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낙조 때를 맞춰 찾아와야겠다. 바다쪽을 면해 있는 팽나무와 소나무들도 망해사를 닮았다. 오래된 나무지만 위엄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런데 새만금방조제가 준공되면서 바다는 내해가 되었다. 나중에는 이곳도 매립이 되고 육지로 변할지 모른다. 그렇다면 더 이상 망해사는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 풍경이 사라진다는 것은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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