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나무

중앙고 은행나무

샌. 2010. 9. 30. 11:14


서울 종로구 계동에 있는 중앙고등학교 정문에 수령이 500 년 된 은행나무가 있다. 학교가 세워지기 전에 이 나무는 마을의수호신으로 숭앙되었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가을이면 오곡백과를 차려 놓고 한 해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소원을 기원했다고 전해진다.

 

2008 년에 개교 100주년을 맞은 중앙고등학교는 민족 사학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다. 3.1 운동의 시작도 이곳 중앙고등학교에서였다. 당시에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 선생이 교장으로 있었는데 교장 사택에서의 모임이 3.1 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 아마 이 은행나무 아래서 애국지사들이 나라를 걱정하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이 은행나무는 중앙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아쉬운 점은 나무의 생육 환경이 너무 나쁘다. 수위실과 인근 주택에 갇혀 있는 모양이 마치 포박을 당한 듯 하다.일제 때 나라 신세가 저랬는지 모른다. 보호수로 지정만 되어 있지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나무 높이는 20 m, 줄기 둘레는 3.1 m이다.

 



고교 평준화가 되기 전에 5대 공립, 5대 사립이라 불린 명문 학교들이 있었다. 5대 공립은 경기, 서울, 경복, 용산, 경동이었고, 5대 사립은 중앙, 휘문, 보성, 양정, 배제였다. 강남 바람을 타고많은 학교들이 이전을 했는데 현재 강북에 남아 있는 학교는 네 학교다. 사립에서는 중앙이 유일하다.

중앙의 교사(校舍)는 아름답다. 역사성을 지니고 있기에 건물들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신축된 학교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전통의 향기가 풍긴다. 그러나 개교할 때의 건학이념이 얼마나 구현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중앙은 자율형 사립학교로 지정되었고일류대 집어넣기의 학력 경쟁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중앙의 교지(敎旨)는 '웅원(雄遠), 용견(勇堅), 성신(誠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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