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 중에서 느티나무가 가장 많다고 하지만 그래도 천 년 이상된 느티나무는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 대략 스무 그루 정도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여기 공림사의 느티나무도 그중의 하나로 천 년의 나무다.
공림사에는 오래된 느티나무가 여러 그루 있는데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길 끝에천 년의 느티나무가 있다. 말이 천 년이지 천 년을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나는 감히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이 나무가 자리한 곳에는 큰 바위가 있는데 둘은 무척 잘 어울려 보인다. 그러나 나무에게 바위는 또 아득한 존재일지 모른다.
줄기는 천 년의 연륜이 새겨진 듯 울퉁불퉁하게 생겼다. 말 그대로 괴목이다. 그러나 상체는 줄기에 비해 허약하다. 나무는 긴 세월을 지나면서 많은 수족을 잃었을 것이다. 줄기 둘레는 약 8 m, 높이는 약 12 m에 이른다.
괴산군 청천면 낙영산(落影山) 자락에 있는 공림사(公林寺)는 신라 경문왕 때 자정선사(慈淨禪師)가 창건했다고 전한다. 1200년 가까이 되는 고찰이다. 나무를 만나고 대웅전 앞에 섰을 때파란 잔디가 생경했다. 처음에는 마치 갓을 쓰고 양복을 입은 듯 어색했지만 고정 관념을 깨는 신선함도 있었다. 아무튼 대웅전 앞 마당이 온통 파란 잔디로 입혀진 사찰은 처음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