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성지(35) - 황새바위

샌. 2022. 11. 7. 10:20

성지 50. 황새바위 순교성지

 

충남 공주에는 일찍부터 관찰사와 공주 감영이 있어서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이송되어 와서 배교를 강요당하고 이를 거부할 때는 여지없이 사형에 처해졌다. 이름이 전해지는 순교자만 248명이며 그밖에 무수한 순교자가 있었을 것이다. 최초의 순교자는 1801년 신유박해 때 참수형을 받은 내포의 사도 이존창(李存昌, 1759~1801)이다. 황새바위는 처형지 인근에 세워진 순교성지다.

 

황새바위라는 명칭은 이곳에 황새가 많이 서식해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과, 죄수들이 '항쇄'(목에 씌우는 칼)를 쓰고 언덕 바위로 끌려 나와 처형당했기에 붙은 이름이라는 두 설이 있다. 황새바위 순교성지에는 순교탑을 비롯해 돌무덤 경당 등 여러 시설물이 있다.

 

 

정문에서 비탈길을 올라가면 석문이 나온다. 형틀을 상징하는 것일까, 어린아이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고개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다.

 

 

순교탑에는 이런 동판이 있다.

 

"신앙의 선조인 순교자들의 목을 쳤던 죽음의 칼이 이제는 우리의 신앙을 지켜내는 날카로운 생명의 칼이 되었습니다.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부조리와 거짓 앞에, 또한 각자의 자신 안에서 솟아오르는 유혹 앞에, 끊임없이 날을 세워야 하는 신앙의 칼입니다. 비록 고통스럽지만 그 생명의 칼날을 바로 세울 때, 그 속에 하느님 아버지께로 향하는 길이 열리고 마침내 하늘에 오르는 환희가 함께 할 것입니다."

 

 

열두 사도를 상징하는 '열두 개의 빛돌'이다. 

 

 

성지 제일 높은 곳에 자연석을 이용한 야외제대가 있다. 영국의 스톤헨지를 연상시키는 구조다. 주위를 둘러싼 돌에는 순교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성당 내부.

 

 

가을이 짙어가는 날, 아내와 함께 찾은 황새바위 순교성지였다. 아내는 11시 미사에 참예하고 십자가의 길을 돌았다. 나는 그동안 가까이 있는 공산성에 다녀왔다. 형이상과 형이하의 세계를 왔다갔다 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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