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곤파스의 발톱

샌. 2010. 9. 2. 15:04

공포의 아침이었다.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 중부 지방에 상륙하던 날, 소형으로 약해졌다는데도 그 기세는 무척 매서웠다.

두 시간 가까이 포효하며 아파트 베란다 문틀을 사납게 흔들더니 결국은 큰 유리창이 와장창하며 박살이 났다.

일부는 베란다에 떨어졌지만 일부는 바람에 날아갔다.

마치 재난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이웃집 유리창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도 연신 들려왔다.

출근을 앞둔 아침 시간에 식구들은 안절부절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더구나 정전이 되는 바람에 둘째는 엘리베이터에 갇히기까지 했다.


나도 출근길에 나섰다가 거센 바람에 발길을 돌렸다.

걷기도 힘들었지만 어디서 무엇이 날아올지 몰랐다.

바람이 잦아든 후에 밖에 나가보니 고층 아파트의 많은 집들 유리창이 박살나 있었다.

어떤 집은 베란다 전체 유리창이 사라지고 없었다.

그 와중에 다친 사람은 없었는지 모르겠다.

바람 소리가 이렇게 무서운 줄 몰랐다.

지상을 할퀴고 지나간 ‘곤파스’의 날카로운 발톱이었다.




제 7호 태풍 ‘곤파스’(KOMPASU)는 빠른 속도로 한반도 허리를 가로질러갔다.

그런데 홍도에서 측정된 최대풍속이 52.4 m/s로 10년 만에 최댓값을 기록했다고 한다.

비는 적었으나 바람 하나는 정말 대단했던 태풍이었다.


그런데 오늘 겪어보니 아파트 베란다의 문틀 유리가 굉장히 위험하다.

특히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더 허술하다.

더구나 보기 좋으라고 통유리로 해서 더욱 바람 압력을 견디기 힘들다.

고층에서 떨어지는 유리 조각들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태풍에도 견딜 수 있는 강력한 안전 규정이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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