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탑골공원과 익선동 모임

샌. 2023. 12. 9. 11:01

종로3가에서 모임이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렸을 때부터 밖의 거리까지 온통 노인 천지였다. 탑골공원과 종묘 앞 광장, 송해 거리 등 이곳은 노인 문화의 중심지라 할 수 있다. 홍대나 강남이 젊은이의 거리라면 종로3가 주변은 노인의 거리다. 전과 달리 이제는 나도 같은 노인 무리에 섞여 걷고 있다. 동류의 노인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착잡했다.

 

약속 시간보다 20분 정도 일찍 도착하게 되어 탑골공원에 들어가 보았다. 원각사지 10층석탑을 보고 싶어서였다. 이곳은 원각사(圓覺寺)가 있던 곳으로, 조선 세조 13년(1467)에 이 석탑을 만들었다. 아마 왕실의 번영을 위한 염원이 들어갔으리라. 고등학생 때 처음 찾았던 탑골공원(그때는 파고다공원이었음)에서 제일 인상적인 것이 이 10층석탑이었다. 절에서 만나는 일반적인 탑과는 다른 정교한 예술적인 모습에 감탄했었다.

 

 

탑 보호를 위해서겠지만 둘레에 유리 장벽과 구조물이 에워싸고 있어 아쉬웠다. 유리는 반영이 생겨 명품 탑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된다. 이럴 바에는 건물 안에 안치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싶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안에 있는 경천사지 10층석탑 전시를 참고할 만하다.

 

 

무료급식소에서 점심을 받으려는 노인들의 긴 줄이 골목을 돌아 공원 안에까지 이어지고,

 

 

팔각정을 돌며 뛰노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소리가 보석처럼 반짝였다.

 

 

영화 '괴물'을 보고 익선동 카페에서 긴 시간 담소를 나누었다. 여덟 달 만에 만난 옛 직장 동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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