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건청궁 옆에 있는 녹산에서 꽃으로 덮인 국수나무를 봤다. 이렇게 무더기로 화려하게 핀 국수나무꽃은 처음이었다. 식물 공부를 하던 초창기에 꽃 선생이 국수나무에 대해 설명해 주던 기억이 난다. 산길을 헤매다가 국수나무를 만나면 인가가 가까웠다는 것을 알고 안도하게 된다는, 옛사람에게는 고마운 나무였다고 말했다. 지금은 스마트폰만 열면 되겠지만.
국수나무꽃은 귀엽고 앙증맞다. 가운데 노란 수술이 꽃잎 같이 보이면서 국수나무꽃의 포인트가 된다. 꽃 이름에 음식이 들어가면 과거 선조들의 배 고팠던 시절이 떠올라 애틋한 감정을 갖게 한다. 이름 때문일까, 뭔가 서민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국수나무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