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오운정을 지나는데 어디선가 진한 꽃향기가 풍겨왔다. 코를 흠흠거리며 향기를 따라가니 꽃댕강나무 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꽃 가까이 다가가니 라일락 닮은 진한 향내가 코를 찔러 흠칫 뒤로 물러나야 했다.
친구가 꽃댕강나무에 대한 자료를 찾아줬다.
"꽃댕강나무는 이른 봄, 진한 녹색의 작은 잎을 단 가느다란 가지가 나올 때부터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여름에 들어서면 가지 끝에 꽃이 피는데, 길이 2cm 정도의 작은 나팔 모양의 붉은보랏빛 꽃통은 녹색 잎과 대비된다. 이 꽃통은 끝이 다섯 개로 갈라지면서 지름 1cm 정도의 하얀 꽃이 피어 늦가을까지 꽃피기를 계속한다. 꽃에서 강한 향기를 내뿜어 금방 꽃댕강나무가 어디 있는지 찾아낼 수 있다. 꽃댕강나무는 다른 댕강나무가 낙엽이 지는데 반해 반상록이므로 남부지방에서는 겨울에도 잎을 달고 있다. 댕강나무속의 영어 일반명은 속명 그대로 '아벨리아(Abelia)'라고 한다. 19세기 초 처음으로 중국에 들어간 식물학자이자 의사였던 영국인 아벨(Abel)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아벨리아란 이름은 이처럼 댕강나무속 전체를 말할 때도 있지만, 꽃댕강나무만을 가리키는 경우도 많다."
감미로운 천연 향기를 봄부터 가을까지 맡을 수 있다니, 정원을 갖고 있는 J에게 꽃댕강나무를 추천해줘야겠다. 내년 봄에 찾아갈 때 묘목 몇 그루를 아예 사 가지고 가는 게 좋겠다. 잊으면 안 되는데~